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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달라졌어요” 소상공인 현금성 지원만 3년간 1500억원

이안나 기자

[© 우아한형제들]
[© 우아한형제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사장님들이 잘 돼야 저희도 잘됩니다.”

국내 음식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은 외식업 소상공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배달비·수수료로 화두에 오르지만 정작 배민이 집중하는 소상공인과 상생 활동은 크게 조명받지 못한다. 배민은 대외변수에 취약한 외식업 사장님들 위기극복을 위해 지난 3년간 현금성 지원만 1500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소상공인들이 주목할 만한 대출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신용이 부족해 대출받기 어려운 외식업·전통시장 상인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 담보 및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당시 대출을 받아 만기가 도래한 자영업자나, 금리인상·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급히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이 주목할 만하다.

이 프로그램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이하 신보중앙회), 시중은행 등과 협업해 만든 것이다. 외식업주 포함 소상공인들에게 부족한 신용에 대한 보증서를 발급해주고, 은행에서 우대 혜택이 적용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협약보증 재원으로 35억원을 출연했다. 신보중앙회에 직접 재원을 출연한 민간 기업은 배민이 처음이다. 배달의민족은 이외에도 외식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대출, 광고비, 보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 우아한형제들]
[©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은 국내 음식 배달앱 1위 사업자다.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배민에 입점한 식당들도 배민의 중요한 고객이다. 배민이 사업 초기부터 자영업자 지원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외식업 시장과 자영업자들 장사가 잘 돼야 음식배달서비스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외식업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대외변수에 취약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배민은 이런 외식업 특성상 자영업자들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갑자기 현금 흐름이 막히기도 하고, 수익과 현금흐름 불안정성이 큰 편이다. 그 결과 자영업자들은 신용이나 담보를 기반으로 하는 대출 등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대외변수 취약성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계기는 코로나19 사태다. 당시 전국적으로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외식업 자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 때 배민은 외식업 자영업자들 고통 분담을 위한 지원 정책을 본격적으로 펴기 시작했다.

고객 감소와 매출 하락 위기에 놓인 외식업 소상공인을 위해 2021년 한 해에만 약 788억원 규모 현금성 지원을 제공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3월, 4월, 8월, 12월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배민 입점 업주 부담을 덜기 위해 광고비 50%를 환급해주기도 했다. 당시 광고비 환급 규모는 약 620억원 규모다.

배민은 지난 2021년 KB국민은행과 함께 제1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외식업 자영업자들을 위한 ‘첫 내 가게 마련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배민이 50억원을 출연해 KB국민은행과 총 500억원 한도로 우대금리를 적용한 대출 상품을 외식업 자영업자에게 제공하는 상품이다. 개인 담보가 부족한 사장님에겐 배민이 담보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으로 임대 가게라서 겪던 서러움을 털고, 오래 지켜온 장소를 지키며 ‘백년가게’까지 꿈꾸는 자영업자도 생겨나고 있다.

배민 '첫 내 가게 마련대출'로 자신의 가게를 갖게 된 광주 상추튀김 전문 식당 '현완단겸'
배민 '첫 내 가게 마련대출'로 자신의 가게를 갖게 된 광주 상추튀김 전문 식당 '현완단겸'

외식업 자영업자들 의료비와 생계비, 자녀들 장학금을 지원하는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도 배민의 대표적 외식업주 대상 지원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 기금은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 기부약정(총 200억원)으로 운영한다.

외식업주 대상 의료비 지원이 100억원, 우아한 사장님 자녀 장학금 프로그램이 100억원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의료생계비 지원은 자영업자들이 갑자기 아프거나 사고로 식당 운영이 어려워졌을 때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

실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외식업주 668명이 총 20억원 규모 의료비 및 생계비 지원을 받았다. 우아한 사장님 자녀 장학금을 통해서는 현재까지 외식업주 자녀 309명이 장학금 및 멘토링 프로그램 등으로 총 20억을 지원받았다.

이외에도 배민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소상공인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결 마케팅) 진출 지원 사업에 지난 2021년부터 참여했다. 외식업주에게 배민에서 광고비, 배달비품 구입 등에 쓸 수 있는 현금성 포인트(비즈포인트)를 5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배민은 자체 재원 3억5000만원을 보태 지난해까지 총 1만6000여명 업주들이 47억5000만원 지원을 받았다.

배민은 자연재해로부터 외식업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정책성 보험 ‘풍수해보험’ 가입도 지원한다. 풍수해보험 자부담비 30%(약 2만7000원)을 배민에서 전액 지원한다. 지난해 3월 부산을 시작으로 9월 전국으로 접수 확대했고, 총 3만여명 사장님에게 자부담비 약 8억3000만원을 지원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110건 풍수해 피해 사례가 접수됐고 피해 접수된 보상 금액은 약 4억3000만원에 달한다.

배민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외식산업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이다. 이런 고민의 결과로 임대·풍수재해·자금대출 등으로 어려움 겪는 자영업자들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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