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라는'허상']①[단독] UHD 전국망 구축, 올해도 어렵다…29곳 중 3곳 완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지상파 3사(KBS·MBC·SBS)가 올해도 UHD(초고화질·Ultra High Definition) 전국망을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방송사의 경영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초 계획대로 UHD 방송망을 구축한 지상파 방송사는 거의 없었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변재일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 ‘지상파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이 발표된 이후 UHD 방송망을 구축한 지상파 방송사는 29곳 중 3곳에 불과했다.
KBS제주가 2022년 3월, KBS전주·청주가 2023년 9월 각각 UHD 방송망 구축을 완료했다.
앞서 방통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지상파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수도권·광역시에 구축된 지상파 UHD 방송망을 시·군 지역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당초 정부는 2021년까지 UHD 방송망을 시·군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역방송사의 재정 악화로 정책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자 UHD 전국망 구축 완료 의무 시점을 2023년으로 2년 순연했다.
이번에도 정부는 연말까지 경과를 보고 구축 일정을 재검토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1년 KBS제주를 시작으로, 2022년 ▲KBS(춘천‧창원‧전주‧청주) ▲MBC(전주‧제주‧춘천‧경남‧원주-원주시 일원) ▲지역민방(전주‧제주‧청주‧강원), 2023년 ▲KBS(강릉‧순천‧원주‧포항‧진주‧충주‧안동‧목포) ▲MBC(강원영동(삼척)‧여수‧포항‧안동‧목포‧충북) ▲지역민방(경인TV) 등이 UHD 방송망을 구축해야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역방송사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UHD 방송망 구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축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당분간 전국망 구축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지역방송사의 재정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일부 지역방송사는 파산 직전까지 몰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은 UHD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한다.
실제 방통위가 올 6월 발표한 ‘2022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이들의 주 수익원인 방송 광고매출은 매해 급감해 왔다. 대표적으로 지역MBC의 광고매출은 2013년 2406억원에서 2022년 1214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2022년 기준 영업손실액도 270억원으로 심각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UHD 콘텐츠를 제작·송출하려면) 전용 중계차는 물론, 콘텐츠 제작 시설 등을 교체하고 송출 시설 역시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라며 "지역방송사 기준 UHD 주조정실을 구축하는데만 약 20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UHD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UHD 정책을 처음 시행할 당시와는 국내 시장 상황은 물론, 글로벌 추세도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최근 몇년 간 직접수신을 통해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하는 가구가 크게 줄고 스트리밍 시대가 도래했다"라며 "사업자가 전국망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부분을 정책 당국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정부는 지역방송사의 상황과 글로벌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정책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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