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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빅테크로 진화하는 SKT…한국판 ‘매그니피센트 7’ 노린다

백지영 기자
유영상 SKT 대표가 지난 9월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 SK텔레콤]
유영상 SKT 대표가 지난 9월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 SK텔레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을 놓고 국내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기술과 자금력이 넉넉한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삼성, LG, 엔씨소프트 등 통신과 플랫폼, IT·전자, 게임업계의 대표기업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들을 ‘한국판 매그니피센트 7’으로도 부른다. 매그니피센트 7은 미국의 IT 산업을 견인하는 빅테크 기업 7곳을 가리키는 용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이 포함된다. 이들 기업은 AI를 무기로 시장패권을 노리고 있다.

국내 역시 AI를 기업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고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중 최근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SK텔레콤이다. 최근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비전을 발표한 SK텔레콤은 지난 9월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구성원 대상의 타운홀 미팅을 통해 “모든 구성원이 AI를 이끄는 주인공이 돼야 된다”고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AI 피라미드’ 전략 [ⓒ SK텔레콤]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AI 피라미드’ 전략 [ⓒ SK텔레콤]

◆AI 인프라-AIX-AI 서비스 기반 산업·생활 전 영역 혁신

현재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것이 골자다. 자사 AI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자강’과 외부 동맹 중심의 ‘협력’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묶어냈다

이를 위해 AI 관련 투자 비중을 지난 5년 12%에서 향후 5년 간 33%로 약 3배 확대하며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우선 AI 피라미드 전략에서 가장 하부에 위치한 AI 인프라 영역은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LLM(초거대언어모델) 등이 해당한다.

회사는 액침냉각 시스템과 수소 연료전지 등 에너지 솔루션을 데이터센터에 도입하는 한편 사피온의 NPU, 하이닉스의 HBM 등을 패키징해 AI 호스팅 사업으로 확장한다.

중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설립한 AI반도체 전문기업인 ‘사피온’은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올해 말 출시한다. 멀티 LLM을 위해선 전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47위인 ‘타이탄’을 활용해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한편 앤트로픽, 오픈AI,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기업과 협력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AI 피라미드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AIX(AI 전환)’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주요 비즈니스 전반에 AI 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모빌리티, AI 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 등으로 AI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마케팅, 네트워크 인프라 등에 AI를 접목해 비용을 절감하고 SK브로드밴드의 Btv를 AI tv로 진화한다. 도심항공교통(UAM), AI헬스케어 등으로 AI를 확대 적용해 AIX를 추진한다. 작년 5월 공개한 한국어 LLM 서비스 ‘에이닷’은 오픈 베타 서비스를 마치고 최근 정식 출시했다.

유영상 SKT 대표가 지난 9월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 SK텔레콤]
유영상 SKT 대표가 지난 9월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 SK텔레콤]

◆'에이닷'으로 통신 혁신, UAM·AICC·메타버스에도 AI 결합

SK텔레콤은 최근 에이닷을 통해 기존 전화에 AI 기술을 적용한 ‘AI 전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전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전화할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중 주고받은 내용을 AI로 분석해 통화 요약도 제공한다. 지난 24일엔 아이폰 앱에서도 ‘A. 전화’를 통해 통화녹음과 요약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향후 에이닷 서비스를 통해 기상, 출근, 취침 등의 생활 전반 일상에 AI를 결합한다. AI 수면 관리와 AI 뮤직 서비스에 이어 글로벌향 PAA(Personal AI Assistant)를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11일 구성원 대상의 타운홀 미팅을 통해 ‘AI 컴퍼니 2.0’ 비전을 공유했다. 유 대표는 “AI 컴퍼니 1.0 시대에는 AI 관련 조직과 구성원이 중심이 됐다면, 2.0 시대엔 모든 구성원이 AI 전환을 이끄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이동통신(MNO) 사업영역에서도 AI와의 결합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통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모든 접점에서 AI 기술과 서비스가 고객 편의와 혜택을 높일 수 있다다”고 말했다.

고객센터와 AI를 결합한 AICC 부문에서도 SKT의 LLM이 적용돼 효율성과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것. 또, AIX 분야의 대표적 비즈니스인 UAM을 지목하고, 2025년 상용화 이후 AI 기반 자율주행을 적용해 ‘하늘의 테슬라’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반려동물 AI 헬스케어 서비스 ‘엑스칼리버’는 국내 시장에서 경험과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 역시 AI와 결합돼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유 대표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며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고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동시에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SKT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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