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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거침없는 쿠팡, 매출·고객 수 ‘신기록’…쿠팡이츠·대만 진출도 ‘쑥쑥’

이안나 기자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 전경 [ⓒ 쿠팡]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 전경 [ⓒ 쿠팡]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이 올해 3분기 사상 첫 8조원대 분기 매출을 기록,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잡았다. 그 비결은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 수 증가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늘면서 3분기 쿠팡 활성 고객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테무·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쇼핑 플랫폼 한국 시장 진출로 경쟁 격화 우려도 있었지만, 쿠팡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로켓배송 및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로켓그로스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대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며 국내 중소기업 해외수출 문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이번 호실적 배경에 대해 상품군·고객이 증가하는 플라이휠 기속화, ‘쿠팡이츠 할인 등으로 와우 멤버십 가입 증가, 대만 로켓배송 순항 등을 꼽았다.

◆ 첫 분기 매출 8조원 돌파…엔데믹에도 고객 수 급증=8일(한국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올해 3분기 매출은 8조1028억원(61억8355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10.39)으로 전년동기대비 18% 늘어났다. 달러 기준 매출은 같은 기간 21% 증가했다. 쿠팡이 분기 매출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켓그로스(FLC) 회계처리 기준을 지난 2분기부터 총액(gross)에서 순액(net) 기준으로 바꿨다”며 “기존대로 회계처리를 했다면 3분기 원화 매출 성장률은 18%보다 약 6.3%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상 쿠팡 성장률은 24%대라는 의미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46억원(8748만달러)으로 전년(1037억원·7742만달러)보다 1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1215억원)과 비슷한 1196억원(9130만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흑자 규모는 4448억원(3억4190만달러)이다. 전년 같은 기간 2288억원 영업손실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익성 개선을 이룬 셈이다. 첫 연간 흑자도 가시화됐다.

주목할 부분은 엔데믹 전환 후 오프라인 쇼핑이 활성화됐음에도 불구, 쿠팡 고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 활성고객 수는 2042만명으로 전년(1799만명) 대비 14% 증가했다. 쿠팡에 따르면 이는 2021년 펜데믹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쿠팡 고객 성장률은 올 1분기(5%), 2분기(10%), 3분기(14%) 등 매분기 증가 추세다. 3분기 고객 1인당 매출도 339만7040원(303달러)으로 전년동기대비 7% 늘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 활성 고객은 이제 2000만명이고 여전히 전체 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한자릿수로 낮다”며 “로켓배송 등과 로켓그로스를 통해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시장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가성비‘ 상품을 앞세운 중국 쇼핑 플랫폼들이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김 창업자는 “쿠팡은 수익과 고객 수 모두 계속해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그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대답으로 갈음했다. 쿠팡이 그간 ‘최고의 경험’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만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신사업 ‘순항’…대만 로켓배송 확대·쿠팡이츠 점유율 20% 전망=대만·쿠팡이츠·쿠팡페이 등 성장사업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1% 늘어난 2850억원(2억1752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투자를 지속하며 손실도 늘었다. 성장사업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107억원(1억6082만달러)를 기록했다.

거랍 아난드 CFO는 “지난 2분기에 밝힌 것처럼 초기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 수준을 높였기 때문”이라며 “올해 총 투자액은 이전 언급했던 4억달러보다 약간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4분기 성장사업 손실은 이번 분기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공격적 투자는 조금씩 성과를 보이는 모습이다. 최근 대만 로켓배송 진출 1주년을 맞은 쿠팡은 대만 로켓배송 첫해 성장속도가 한국 출시 첫 1년보다 빠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대만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은 쿠팡이 될 전망이다. 특히 쿠팡의 대만 진출은 한국 중소기업들의 수출 기회로 연결되고 있다.

김 창업자는 “그간 중소기업은 해외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쿠팡은 1년만에 1만2000개 이상 중소기업들의 대만 수출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대만에 2호 풀필먼트센터를 열었고, 내년 상반기 중 3호 풀필먼트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배달앱 쿠팡이츠도 와우 멤버십 가입 확대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김 창업자는 와우 회원 대상 쿠팡이츠 무제한 할인 정책이 쿠팡이츠 자체 시장점유율 상승은 물론, 와우 회원 지출을 동시에 높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 “쿠팡이츠 할인 출시 후 쿠팡이츠를 쓰는 와우 회원은 90% 증가했고, 혜택을 선보인 지역 75% 이상에서 거래량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연말까지 쿠팡이츠 점유율은 약 20%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쿠팡이츠를 사용하는 회원이 20%에 불과한 만큼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쿠팡이츠를 쓰는 와우 회원은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 등)에서 더 많이 지출하고, 쿠팡이츠를 쓰지 않은 와우 회원보다 전체적으로 2배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창업자는 “근본적으로 쿠팡은 소비재 회사나 배송회사, 유통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일상에 ‘와우’를 선사하기 위해 ‘트레이드오프’(tradeoff·양자택일) 구조를 타파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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