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C 게임체인저 등장"…SK하이닉스, 차세대 저장장치로 '혁신 오스카' 수상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저장장치 'KV-CSD'를 개발한 공로로 세계적인 과학 기술 시상식인 'R&D 100 어워드'에서 IT⋅일렉트리컬(Electrical) 부문상을 수상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R&D 100 어워드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큰 혁신을 이룬 기술·제품 100가지를 선정하는 과학 기술 시상식으로, 산·학계에서는 '혁신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ANL)와 공동 개발한 KV-CSD(Key Value Computational Storage Drive, 키값 전산 저장장치)로 이번 상을 받았다.
KV-CSD는 데이터를 직접 연산하는 저장장치로, 수 PB(페타바이트)의 대용량 데이터를 수 분 만에 처리하는 빠른 읽기·쓰기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자체 연산으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어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KV-CSD에 세계 최초로 '인덱싱(Indexing⋅색인)'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찾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강조했다. 인덱싱 기술은 데이터에 고유의 키(Key)를 부여해 필요시 이를 인덱싱 목록에서 바로 찾아 읽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 기존 SSD보다 최대 7.4배 더 빠른 속도를 실현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번 제품 개발의 주역인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Computational Storage) 팀은 "기존 CSD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느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라며 "그만큼 어려운 과정을 거쳐 탄생한 제품이기에 이번 수상은 더욱 뜻깊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우석 팀장은 "전 세계 수많은 연구소, 기업 등이 도전하는 글로벌 어워드에서 상을 받아 자랑스럽다"라며 "무엇보다 이번 수상은 SK하이닉스의 뛰어난 저장장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알린 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양순열 TL은 "LANL이 자체적으로 연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면 수 PB의 데이터가 생성되는데 여기서 원하는 데이터를 추출할 때 기존 SSD로는 수십 시간이 소요됐다"라며 "하지만 키값이 부여된 데이터를 인덱싱 목록에서 바로 찾아 읽는 KV-CSD는 이 시간을 수 분으로 단축했다"라고 말했다.
박인혁 TL은 인덱싱 기술 중에서도 '세컨더리 인덱싱’을 강조했다. 이는 인덱싱 목록을 더 세분화해 데이터 분류 범위를 한층 넓히는 기술이다. 박 TL은 "가령 시간대별 판매 제품을 데이터베이스화 했을 때, 일반 인덱싱으로는 특정 시간에 어떤 제품이 팔렸는지 정도까지만 찾을 수 있지만, 세컨더리 인덱싱으로는 그 제품을 누가 샀고, 얼마에 팔렸는지도 찾을 수 있어 다양한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태진 TL은 "새로운 저장장치인 만큼 제품에 매칭되는 테스트 앱이 전무했다"며 "기존 테스트 앱의 요소를 하나하나 KV-CSD의 특성에 맞춰 나가며 오랜 시간을 공들인 끝에 결국 자체 테스트 앱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SK하이닉스의 독자 기술이 앞으로 글로벌 스탠더드(표준)가 되면 회사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협력 기관과 제품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후속 연구 및 표준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개발진은 "이번 수상으로 팀이 한 단계 성장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차세대 저장장치를 개발하는 등 연구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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