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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깜짝 방문’ 권혁빈 vs ‘소통 점검’ 김택진…은둔형 창업주가 변했어요

부산=왕진화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CVO가 지난 16일 지스타2023을 찾아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CVO가 지난 16일 지스타2023을 찾아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해 ‘지스타(G-STAR)’는 예년과 달리 더욱 뜨거웠다. 단 하나의 이유를 꼽자면 게임업계 1세대 창업주들의 깜짝 방문 때문이다. 일부 게임업계 및 언론 관계자 사이에선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들의 방문이 4년 만에 이뤄진 것보다 이들의 방문이 더욱 화제거리였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그룹 창업주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는 최근 개인사 때문에 미디어나 대중 앞에 나서는 걸 극히 꺼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CVO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23을 찾아 야심작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중심으로 꾸며진 스마일게이트RPG 부스를 둘러봤다.

은둔형 경영인으로도 유명한 권 CVO가 지스타 방문을 택한 건, 스마일게이트RPG가 이번 지스타에서 선보인 차기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가 지스타를 방문한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2019년은 스마일게이트 RPG의 PC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해다.

권 CVO는 스마일게이트RPG 부스를 먼저 들린 뒤, 위메이드, 넷마블,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부스 등을 차례로 돌면서 1시간가량 게임 시연을 이어갔다. 개막식엔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난 16일 오후 부스를 점검하고 타사 게임들까지 즐기는 깜짝 행보에 게임업계는 물론 참관객 모두가 당황해 하면서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권 CVO 깜짝 등장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의 빠른 시연을 돕기 위해 동선을 정돈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권 CVO가 방문한다는 소식에 일부 게임 부스들이 협조하며 가능한 빠르게 게임을 해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마일게이트그룹 창업주이기도 한 권 CVO 방문에, 현장 부스는 물론 지스타 전체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분위기라는 것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8년 만에 연 엔씨소프트 지스타2023 BTC 부스를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8년 만에 연 엔씨소프트 지스타2023 BTC 부스를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가 불참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예상치 못한 시점에 깜짝 등장한 일도 단연 이슈였다.

김 대표 역시 권 CVO처럼 은둔형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는 창업주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11시 지스타 엔씨소프트 BTC관 부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입구에서 부스 안으로 걸어오기까지는 불과 몇 십미터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동 시간은 수 초가 아닌 수 분이 걸렸다. 대부분 게임 매체는 물론 김 대표를 보려는 참관객들이 함께 엉켜 현장이 순식간에 마비된 것이다.

김 대표는 본인 방문에 모처럼 뜨거워진 장내 분위기를 인식한 듯 기자들과의 짧은 질의응답(Q&A)를 가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아닌,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의 신작들로 게임 이용자를 만나러 왔다”며 “그동안 엔씨가 들여온 노력에 대해, (게이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처럼 은둔형 경영인으로 알려진 이들이 직접 지스타 현장을 방문한 점은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트렌드에 적응하고, 더 이상 은둔이 아닌 직접 소통을 요구하는 시대에 두 창업주도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각각 리니지·로스트아크 지식재산권(IP) 명맥을 잇는 넥스트를 준비하는 회사의 모습과 변화를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새로운 게임 세대들이 자라나고 그동안 소외된 장르가 메인 장르로 바뀌는 경우를 보고 있다”며 “게임 이용자들이 플레이하고 싶은 것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잘 맞춰서 새로운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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