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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4 생성형 AI ‘첨병’…’엑시노스2400’ 기대감 키운다 [소부장반차장]

김문기 기자
엑시노스 AP [사진=삼성전자]
엑시노스 AP [사진=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갤럭시 스마트폰에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를 실현할 모바일 플랫폼 ‘엑시노스 2400’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 갤럭시 브랜드와 관련해 대내외적으로도 ‘엑시노스2400’은 전작과 선을 긋는 혁신이 필요한만큼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지난 10일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모바일 AI 기술이 갤럭시와 의미있게 접목돼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휴대폰의 역할을 재정의할 것이라며 ‘갤럭시 AI’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온 디바이스 AI를 통해 개인 통역사를 둔 것과 같이 실시간으로 매끄러운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AI 실시간 통역’ 기능을 차세대 갤럭시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출시될 갤럭시S24가 생성형 AI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으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서초사옥에서 개최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코리아 2023’를 통해 삼성이 그린 생성형 AI의 방향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리서치가 지속 연구해온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가 정식 소개되기도 했다.

삼성 가우스에 대해 이주형 삼성리서치 상무는 “가우스를 통해 삼성의 디바이스들은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사용자의 일상에 깊이 통합되는 지능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 기술을 사내 생산성 향상에 적용해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최고의 기능과 만족도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여러 모델들의 패밀리로 다양한 사이즈의 언어 모델, 코드 모델, 이미지 모델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삼성 가우스 언어 모델의 경우 삼성전자의 제품과 서비스,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한 모델이며, 삼성전자가 보유한 학습 인프라와 학습 데이터, 수십테라바이트의 데이터와 수많은 GPU가 수개월간 활용된 결과다. 가우스 코드 모델은 소프트웨어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화된 코드 생성 전문 모델, 삼성 가우스 이미지 모델은 이미지를 생성하고 편집하는데 특화돼 있다.

특히, 이 상무는 “삼성 리서치는 어려 제품에 탑재될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의 온 디바이스용 가우스 모델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 생성형 모델의 여러 기능을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에서 빠르고 프라이빗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내년 출시되는 ‘갤럭시S4’의 경우 삼성이 개발한 생성형AI 플랫폼인 ‘삼성 가우스’가 적용되며, ‘AI 실시간 통역’이 이를 구현할 대표적인 킬러 서비스가 된다는 의미다.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2400' 전작 대비 14.7배↑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역량도 중요하지만 함께 발 맞출 하드웨어 성능 역시 핵심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디바이스 기반으로 실현할 생성형AI가 온 디바이스 AI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직접 계산할 모바일 플랫폼(AP)의 역할이 남달라야 한다.

‘온 디바이스 AI’란 디바이스가 자체적으로 AI를 구현한다. 인터넷 없이, 클라우드에 접속하지 않고도 스스로 자체적인 AI를 작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 연결이 없다는 것은 클라우드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나 관련된 소프트웨어 없이 동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기초 체력을 요구한다. 반대로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는 더 강력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또 네트워크 제약에서 벗어나 더 빠른 속도로 결과를 도출할 수있다.

사용경험(UX)에서도 인터페이스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기존 화면 터치와 음성 등의 입력방식을 통해 장치들을 조정했다면 앞으로는 디바이스가 스스로 사용자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게 된다. 도출 방식의 변화가 사용자의 접근 방식도 바꿀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온 디바이스 AI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역량 역시 뛰어나야 한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미주총괄에서 개최한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차세대 갤럭시 스마트폰에 장착될 모바일 플랫폼 ‘엑시노스 2400’을 공개한 바 있다.

‘엑시노스 2400’ 모바일 플랫폼(AP)은 삼성전자가 Arm 기반으로 자체 설계한 CPU 코어와 AMD 최신 아키텍처 RDNA3 기반 엑스클립스 940 GPU를 탑재했다. 전작인 ‘엑시노스 2200’ 대비 CPU 성능은 1.7배 개선됐다. 그래픽 측면에서는 더 향상된 레이 트레이싱과 함께 일루미네이션, 리플렉션 및 쉐도우 렌더링 등 다양한 첨단 그래픽 기술을 적용했다.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이란 물체에 투과, 굴절, 반사되는 빛을 추적해 사물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성능이 향상될 수록 보다 현실에 가까운 그래픽을 경험할 수 있다. 글로벌 일루미네이션(Global Illumination)은 이에 대해 직접광, 간접광 포함한 자연광처럼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까지 고려해주는 그래픽 기법이다. 리플렉션/쉐도우 렌더링(Reflection/Shadow Rendering)은 빛의 반사효과, 그림자 경계를 현실 세계와 유사하게 자연스럽게 표현해준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400이 전작 대비 AI 성능이 14.7배나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레퍼런스 기기에 탑대해 스마트폰에 적용될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새로운 생성형 AI 기술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처리하는 '생성형 AI'가 올해 가장 중요한 기술 트랜드로 자리 잡으며 더 고도화된 기반 기술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며 "삼성전자는 고성능 IP부터 장단거리 통신 솔루션, 인간의 오감을 모방한 센서 기반 '시스템LSI 휴머노이드(System LSI Humanoid)'를 구현해나가며 생성형 AI에서 더 발전된 '선행적 AI(Proactive AI)' 시대를 열 것”이라고 확신했다.

온 디바이스 AI를 실현하는 갤럭시S24는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까지 AI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거대 모델들에 의해 동작했다. 하지만 이같은 거대 AI 모델들의 경우 운용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가령 오픈AI는 GPT-4에 3000억~600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가 투입되면서 엔비디아 AI 플랫폼 ‘A100’ 1만여대가 쓰인 것으로 추정했다. ‘A100’의 가격이 약 1만500달러임을 감안했을 때 실로 막대한 비용이 쓰인 셈이다.

온 디바이스 AI는 이같은 거대 AI 모델의 데이터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다. 기기 자체가 데이터를 수집 및 처리해줌과 동시에 샘플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에는 중앙집중적인 형태였다면 향후 AI는 분산형이 접목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생성형 AI가 보다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갤럭시S24는 온 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생성형 AI를 실현할 첨병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엑시노스 2400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혁신을 제시해야만 한다. 갤럭시S22에 적용된 엑시노스 2200의 경우 불미스러운 논란에 휘말리면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확실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한 때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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