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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FRAML', 금융범죄 예방과 자금세탁방지(AML)의 새로운 대안

박기록 기자

글 : ACAMS 한국대표 송근섭 (한국자금세탁방지학회 회장)

- 자금세탁방지(AML)와 사기방지(FDS) 업무의 통합적 접근방안

- 금융범죄 관련 관리 운영 효율성 제고 및 위험 관리 최적화

- 자금세탁과 금융범죄의 진화와 사회적 영향

송근섭 ACAMS 한국 대표
송근섭 ACAMS 한국 대표

諸行無常(제행무상),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세상의 많은 것이 변하는 것처럼 금융 범죄의 양상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인류 문명 초기에 물물거래가 시작된 때부터 사기(Fraud, Scam) 범죄는 지금 현대화 시대까지 정보 기술의 발전 등을 활용하여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올해 11월 초에 SNS를 통한 포인트 환전 사기의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투신하여 사망하는 등 사기는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극한의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사회적 폐해도 심각하다.

사기와 관련된 경제적 피해 규모는 경찰청 범죄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서 금융 범죄로 적발된 지능범 사건은 약 40만건이며, 금융사기 피해 평균금액이 약 2141만원(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금융사기 현황조사)으로 작년도에 적발된 금융범죄 손실액이 최소 8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실적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범죄 수법에 대응하는 예방 조치를 금융회사에서 선제적으로 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금융범죄 경감 대책으로 지난 10월 5일, 금융감독원은 국내은행과 비대면 금융사고예방 노력 이행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의 주요 내용은 △FDS 운영 가이드라인 준수 △비대면 금융거래의 안전성 강화 위해 생체인증 등 다양한 수단 선제적 도입과 지속 개선 △비대면 금융사고책임분담 기준에 따라 합리적인 범위 내 손해 배상 등이다.

이 협약에 따라 은행은 내년 1월부터 보이스 피싱 등 금융사고 발생시 은행의 자율배상 절차에 따라 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하는 책임이 발생한다.

최근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강화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금융회사를 통한 각종 사기 범죄에 대한 금융회사의 범죄 예방 대책 및 소비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 발전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활용하고 점점 더 정교한 방법으로 범죄자들은 금융 시스템을 이용한 범죄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 속도는 빨라지고 피해자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환경에서 금융회사가 보다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회사가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사기방지시스템(FDS)과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통합해서 운영하는 FRAML(FRaud+AML) 시스템을 제안할 수 있다.

현행법상 사기(Fraud)와 자금세탁(AML)은 서로 다른 별개의 범죄로 분류된다. 두 범죄는 서로 독립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사기범은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기와 자금세탁은 밀접한 연결 고리를 가진다. 따라서 사기가 적발되는 경우에는 자금세탁 혐의도 발견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금융회사에서도 FDS와 AML 업무는 별도의 부서로 구분되어 인력과 IT솔루션 그리고 관련 데이터도 별도로 관리되고 있다. 이러한 업무 방식은 법적으로 구분된 체계를 기반으로 생각하면 합리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기와 자금세탁의 예방 업무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

사기와 자금세탁 범죄간의 상호 연결성과 사기 탐지 및 AML 조치 간의 업무 중복성을 활용하여 사기(Fraud)와 자금세탁(AML) 업무 조직과 인력 및 시스템을 통합한 FRAML팀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면 보다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위험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FRAML 접근법은 별도의 독립된 업무인 사기예방과 자금세탁방지의 공통의 목표인 금융범죄 탐지와 예방, 조직의 평판 리스크 보호, 감독당국의 규제 요구 대응 등에 통일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이점 또한 가지고 있다.

아울러 금융범죄예방 및 자금세탁방지 업무는 대체로 동일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에 따라 이상징후 탐지시에 요구되는 조치 역시 유사하다. 따라서 부서간의 관련 정보를 적시에 공유하고 자원을 통합함으로써 두 부서의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금융범죄 예방의 실효성 또한 제고할 수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ACAMS)에서 발표한 자료(The Great Divide: Getting Convergence Right This Time)에 따면 FRAML 도입을 통해 금융회사가 득할 수 있는 이점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점과는 별도로 FDS와 AML 업무 부서 간에 중요한 정보에 상호접근성이 주어지면 고객과 거래 관계 및 연계성을 효율적으로 탐지할 수 있고, 위험 경보를 발령하고, 관련 조사 및 STR 보고 프로세스를 한층 더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금융 서비스업은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가지는 다양한 리스크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그 위험을 통제한 후 남은 잔존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금융과 금융범죄의 환경에서 금융범죄예방과 자금세탁방지 업무도 FRAML 시스템을 통해서 계속 진화하면서 발전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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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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