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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의 5일? '이사회 물갈이'로 막내린 오픈AI 내홍

김보민 기자
[ⓒ 오픈AI 뉴스룸]
[ⓒ 오픈AI 뉴스룸]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전 세계 인공지능(AI) 업계를 들썩이게 한 '오픈AI 올트먼 해임' 사태가 5일 간의 내홍 끝에 막을 내리게 됐다.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쫓겨났던 샘 올트먼은 오픈AI 측과의 논의 끝에 원하던 '이사회 물갈이'를 얻어내며 복귀를 결정했다. 이번 사태를 일으켰던 주요 이사회 멤버들은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됐다.

22일(현지시간) 오픈AI는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새로운 이사회와 함께 올트먼이 CEO로 복귀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올트먼 또한 자신의 X 계정에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들은 팀의 사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라며 "오픈AI에 돌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당초 올트먼은 CEO 해임이 결정된 이후 MS AI 연구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떠났던 공동창업자 그레그 브록먼도 X 계정을 통해 오픈AI로 복귀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는 오픈AI 스티거를 붙인 노트북, 직원들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돌아오니 좋다"라고 말했다. 당초 올트먼을 따르던 대다수의 오픈AI 직원들은 CEO를 복귀시키지 않으면 이들 또한 회사를 집단 이탈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이로써 주말 사이 이어졌던 올트먼 해임은 일종의 '대형 해프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주가가 뛰며 반사효과를 본 MS가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올트먼의 승리라는 결론도 나오고 있다.

올트먼이 그동안 원하던 이사회 물갈이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그는 비영리 형태로 운영되는 오픈AI 이사회가 경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갈등을 이어왔고, 해임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간극이 불씨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이사회는 주요 경영진을 제외하고 3인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 이사회에 있었던 인물은 애덤 드앤젤로가 유일하다. 올트먼 해임을 주도했던 일리야 수츠케버, 헬렌 토너, 타샤 맥컬리 등 3명은 이사회를 떠나게 됐다.

수츠케버는 내홍이 불거지자 "(올트먼을 해임하기로 한 결정을) 깊이 후회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수츠케버는 인공지능(AI)과 신경망 분야에 특화된 과학자로, 오픈AI를 창립한 공동 멤버 중 하나다. 그는 평소 올트먼과 AI 개발 속도에 대해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헬렌 토너는 조지타운대학교에서 보안과 신흥기술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오픈AI를 공개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타샤 맥컬리는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로, 지오심 시스템즈(GeoSim Systems) CEO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올트먼 해임 이후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 그레그 브록먼 X 캡처]
[ⓒ 그레그 브록먼 X 캡처]

그렇다면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한 인물은 누구일까. 경제매체 CNBC는 "이전 이사회의 경우 학계와 연구원이 다수였다면, 이제는 비즈니스와 기술 분야에 광범위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이들이 이사회를 이끌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기존 이사회에 있었던 애덤 드앤젤로를 제외하고, 새로운 이사회를 이끌 인물은 브렛 테일러와 래리 서머스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브렛 테일러는 전자상거래 전문 쇼피파이의 이사회 멤버로, 올 1월까지 세일즈포스의 CEO를 지낸 이력이 있다.

래리 서머스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하버드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글로벌 수준의 대표 경제학자로 꼽히기도 한다. CNBC는 "오픈AI가 규제 조사 등 정부 차원의 이슈를 직면하고 있는 만큼, 서머스의 인맥이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향후 9명 체제로 이사회를 확장할 예정이다. 올트먼이 이사회에 다시 합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MS가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회사의 영리사업 부문이 비영리 법인에 소속되는 오픈AI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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