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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플랫폼 비즈니스’ 총력 기울이지만… 모니터랩, 실적도 주가도 먹구름

이종현 기자

11월23일 사업 현황 및 전략에 대해 발표 중인 이광후 모니터랩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내 웹방화벽(WAF) 분야 점유율 1위 기업인 모니터랩은 지난 5월 상장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9800원이다. 상장 이후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을 반복하며 최근에는 7000원 이하로, 30% 가까이 하락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실적도 목표로 설정한 수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니터랩은 23일 자사의 사업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재 시장 추이와 집중하고 있는 기술 분야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이광후 대표가 직접 사업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강조한 것은 클라우드다. 대표 제품인 웹방화벽을 캐시카우로 삼고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보안(SECaaS) 사업의 비중을 점차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모니터랩을 설립한 건 2005년이다. 10년 넘게 애플리케이션(앱) 영역에서 사업을 했는데, 전환점을 맞은 것이 2016년이다. 앞으로 우리가 하는 사업이 모두 클라우드로 전환되서, 서비스 형태로 제공될 시대가 올 것이라는 생각에 제품을 서비스 형태로 전환해왔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2016년 일본 법인 설립, 2019년 미국 법인 설립 등 해외 수출에 유리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다.

클라우드에 집중한 모니터랩의 전략은 점차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전체 사업에서 9.4%의 비중을 지녔던 클라우드 보안 사업 매출은 2021년 11.2%, 2022년 15.9%로 성장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23.1%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모니터랩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자사가 보유한 웹방화벽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SECaaS)한다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더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방화벽, 침입방지시스템(IPS) 등 보안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해 서비스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최근 대부분의 대형 사이버보안 기업들은 사업 구조를 플랫폼 비즈니스화하고 있다. 백신부터 방화벽, 클라우드 보안(CWPP, CSPM 등)까지 아우르는 제품군을 보유한 기업이 여럿이다. 반면 모니터랩은 네트워크 레이어7(L7) 웹방화벽이라는 특화된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사업 영역이 넓은 여타 기업에 비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모니터랩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모니터랩 주가 차트 ⓒ네이버페이 증권

성장 속도도 발목을 잡는다. 모니터랩은 지난 5월 상장 당시 2023년 목표 매출액 211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설정했다. 2024년에는 매출액 294억원, 영업이익 77억원, 2025년에는 매출액 474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을 전망했다.

그러나 2023년 상반기 기준 모니터랩은 매출액 67억원, 영업이익 –6억원, 당기순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모니터랩 측은 “올해 목표 매출액 200억원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계획했던 것에 비해 매출이 적은 것은 일부 큰 프로젝트가 내년으로 이월되거나 수주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장 이후 신규인력 충원, 스톡옵션 지급과 상장 관련 비용이 발생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고도 전했다.

모니터랩은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2024년, 2025년에 대한 추정 이익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상장 첫해부터 추정치를 밑돌면서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도 적신호가 켜졌다.

모니터랩은 23일 종가 기준 696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재 PER는 97배에 달한다. 여전히 실적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모니터랩이 기대를 거는 것은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다. 윤승원 전략기획실 본부장은 “클라우드 사업은 하드웨어와 달리 고정 원가를 가져가지 않기 때문에 40~45%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 클라우드 매출이 본격화되면 회사의 가치도 새롭게 평가받을 모멘텀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상장한 모니터랩은 향후 2년간 분기보고서를 분기 마감 후 60일 이내에 공시하면 된다. 통상 45일 이내 공시이나 최초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기업의 경우 2년간 60일로 기한의 여유를 받는다. 이에 따라 모니터랩의 3분기 보고서는 오는 29일 이내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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