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VM웨어 후폭풍] 고객도 파트너도 혼란, "EUC 등 기존 기업 고객 고민 시작될 것"

이상일 기자
VM웨어 본사에 설치된 간판. VM웨어는 최근 'VM웨어 by 브로드컴(VMware by Broadcom)'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VM웨어 본사에 설치된 간판. VM웨어는 최근 'VM웨어 by 브로드컴(VMware by Broadcom)'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가상화 시장의 강자 VM웨어가 모든 솔루션의 구독형 모델 전환이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국내에서 가상화라는 문을 열어 젖힌 상징적인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 미칠 여파가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클라우드 인프라 전환이라는 물결 속에서 가상화는 기업 핵심 인프라 중 하나로 자리한 이상 VM웨어의 새로운 시장전략에 대해 기업들이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에 인수되면서 'VM웨어 by 브로드컴(VMware by Broadcom)'으로 이름을 바꾼 VM웨어는 모든 솔루션을 구독 라이선스로 전환하고, 영구 라이선스, 유지보수 서비스(SnS) 갱신 및 하이브리드구매프로그램 및 구독구매프로그램(HPP/SPP) 크레딧 판매를 종료하기로 했다.

이번 새로운 라이선스 정책이 적용되는 제품은 ▲VMware Cloud Foundation ▲VMware vSphere ▲VMware vSAN ▲VMware NSX ▲VMware HCX ▲VMware 사이트 복구 관리자 ▲VMware vCloud Suite ▲VMware Aria Suite ▲VMware Aria Universal ▲VMware Aria 자동화 ▲VMware Aria Operations ▲로그용 VMware Aria Operations ▲네트워크용 VMware Aria Operations 등이다.

국내의 경우도 즉각 이러한 라이선스 정책이 반영됐다. 15일 VM웨어의 국내 주요 총판과 파트너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영구 라이선스 신규 계약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VM웨어의 구독형 라이선스로 전환은 이미 예상됐던 바다. EUC 제품군 중 하나인 ‘VM웨어 호라이즌 스위트’의 경우 지난해 올 5월부터 구독형 서비스로만 제공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다만 이렇게 빨리 모든 솔루션의 구독형 라이선스 전환이 이뤄질지는 몰랐다는 반응이다.

한 국내 총판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유예기간도 없이 발표 후 바로 새로운 라이선스 정책이 적용됐다. 현재 영구 라이선스 발주가 막힌 상황"이라고 전했다.

VM웨어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도 비상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VM웨어와 하드웨어 장비업체간 계약의 경우 기업간 계약으로 이번 라이선스 전격 전환에 대해 아직은 제약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 (장비)본사에 질의를 넣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VM웨어는 지난 2년간 포트폴리오를 간소화하고 클라우드 소비의 업계 표준인 구독 모델로 전환해 지속적인 혁신, 가치 실현 시간 단축, 예측 가능한 투자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여정을 진행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정가를 절반으로 낮추고 솔루션 활성화 및 수명주기 관리를 위한 향상된 지원을 포함해 더 높은 수준의 지원 서비스 수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VM웨어는 구독 및 SaaS 모델이 파트너가 고객과 보다 전략적으로 소통하고 고객의 성공을 이끄는 더 높은 가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총판들은 이번 VM웨어의 라이선스 전략 수정으로 총판 및 파트너에 대한 재정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에선 VM웨어를 인수한 브로드컴이 앞서 인수했던 시만텍, CA의 제품 가격을 올리고 R&D에는 발을 빼는 모양새를 연출했던 것 처럼 VM웨어 역시 매출 위주의 사업 재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VM웨어 기반의 영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유연근무, 재택근무를 위한 가상데스크탑(VDI)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들에게 VM웨어의 VDI는 주요 선택지였다.

최근 전사 VDI를 도입한 국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인력 이탈 등으로 유지보수나 고객 응대가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이번 인수 확정 및 라이선스 정책 변경을 통해 다시 CS관리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구매부서 입장에선 향후 비용증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는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로드컴의 전략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간소화한다는 것인데 고객입장에선 굉장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대규모로 VM웨어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벤더의 일방적인 발표는 부수효과를 발생시킬 수 밖에 없다. 특히 앤드유저컴퓨팅(EUC) 부분의 경우 한국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제는 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VM웨어의 EUC 제품군은 직원들이 어떠한 장치에서든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들을 포함한다. 주요 제품으로는 VM웨어 호라이즌, 워크스페이스 원, 앱볼륨 등이 있다.

한편 VM웨어측은 “지금이 바로 고객이 VM웨어 인프라 및 관리 제품의 현재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며 “고객은 교체 주기 및 갱신 날짜를 포함해 영구 라이선스의 인벤토리를 검토하고 VM웨어에서 제공하는 구독형 제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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