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화된 '이재, 곧 죽습니다', 원작과 어떻게 다를까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만약 당신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 기회가, 그것도 12번이나 타인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15일 오후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는 이런 황당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 작품은 일과 사랑, 모든 부분에서 만족하지 못한 '최이재(서인국 분)'가 죽음을 가볍게 여긴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죽음(박소담 분)'을 통해 12번 새로 살 기회가 주어진다는 내용이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2019년 연재된 네이버웹툰 '이제 곧 죽습니다'를 실사화한 것으로, 원작 제목과 달리 주인공 '이재'의 이름을 붙여 보다 직관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13번의 새 삶을 살게 됐던 원작과 달리 실사화된 영상에서는 12명의 삶을 살게 된다는 설정적 차이가 있다. 이는 이재가 타인의 삶을 살았다가 다시 부활할 때 시침이 한 칸씩 움직이는 설정과도 맞물린다. 다시 말해 12번의 삶은 시간과 깊은 연관성이 있고, 이재의 진짜 죽음(지옥행)이 점차 가까워진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느낌이다.
이재가 죽음을 선택하게 된 배경도 원작과 다르다. 웹툰에서는 삶을 포기한 듯한 이재를 한심하게 생각한 여자친구 '강지은'이 이별 후 3개월 만에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만, 영상에서 이재의 여자친구로 등장하는 '이지수(고윤정 분)'는 죽은 그를 끝까지 그리워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원작에서는 멜로적 서사가 다소 가벼웠지만, 영상의 경우 이재와 지수의 서사가 매회 마다 등장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전개 방식도 차이를 보인다. 원작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갔던 드라마는 3화(웹툰 기준 9화)부터 다른 이야기를 전하며 색다른 서사로 진입한다. 이 부분에서 '친숙함'과 '참신함'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제작진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기존 웹툰과 유사한 내용으로 친숙함을 어필한 후 원작과는 다른 이야기와 전개를 통해 실사화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구현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파트1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4화에서는 '장건우(이도현 분)'의 몸을 빌린 이재와 지수의 서사로 몰입도를 높이는 데, '박태우(김지훈 분)'의 정체까지 밝혀지며 반전을 거듭한다. 물론 이 역시 웹툰에선 볼 수 없던 스토리 라인이다.
이처럼 이재, 곧 죽습니다는 실사화를 통해 이재 외의 인물들을 원작보다 입체적으로 그리는 데 주력한 모습이다. 웹툰에서 다소 평면적으로 다뤄졌던 에피소드들이 실사화를 통한 대사·행동으로 표현되면서 생동감을 주는 한편 주·조연급 배우들이 회차마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이끌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에 '감초' 역할을 해낸다.
잠에서 깰 때마다 다른 인물이 된다는 설정의 '뷰티인사이드'와 같은 옴니버스식 구성도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재, 곧 죽습니다의 경우 옴니버스식 에피소드에 ▲이재와 죽음의 내기 ▲박태우와 태강그룹을 둘러싼 비밀 ▲이재(혹은 장건우)와 지수의 서사 등 큰 줄기의 이야기가 깔려 있어 한층 입체적인 전개 방식을 선보인다.
변수는 이야기의 '마무리'다. 이재, 곧 죽습니다는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이날 파트1(총 4회차)만 공개됐고 내년 1월 5일 나머지 분량이 순차 오픈된다. 웹툰이 총 66회 분량의 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실사화 영상 기준 4회 만에 마무리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를 압축할 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이재가 타인을 죽이려고 하면 죽음이 개입할 것이라는 복선을 어떻게 풀어갈 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 곧 죽습니다는 화려한 출연진 외에 원작에 변주를 둔 서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웹툰을 좋아했던 원작 팬들은 실사화 영상과의 차이점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고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도 매회 마다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빙 오리지널 이재, 곧 죽습니다는 이날 파트1(1~4화)을 공개한 데 이어 내년 1월 5일 파트2(5~8화)를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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