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tv가 AI 더한 이유는?…"편의성·체류율↑·수익은 그 다음" (종합)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SK브로드밴드가 20일 인터넷(IP)TV 서비스 'B tv'에 AI(인공지능) 기술을 더한 AI B tv를 선보이며 '초개인화'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AI B tv를 선보인 SK브로드밴드는 'AI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편의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이는 유료방송업계와 SK브로드밴드의 최근 상황과 연관성을 갖는다. 콘텐츠 소비 패턴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집중되면서 유료방송 이용률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SK브로드밴드는 점유율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터넷(IP)TV는 총 2081만4402명의 가입자를 기록해 직전 반기 대비로는 1.21%의 증가율에 그쳤지만, SK브로드밴드(IPTV 기준)의 경우 가입자가 5.3% 증가한 658만5274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T는 3.2% 증가했고 LG유플러스의 경우 IPTV 가입자 수가 0.1%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SK브로드밴드의 증가율은 상징적인 수치다.
이를 의식하듯 SK브로드밴드는 ▲UI 변경 ▲AI 큐레이션 및 쇼핑 기능 업데이트 ▲이용자 자동인식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UI 적용 등 AI B tv에 대한 특장점을 소개하면서도 '본질'은 고객 편의성 증가를 통한 이탈 방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사업부장은 "고객들이 SK브로드밴드 서비스를 떠나지 않고 계속 쓰게 만드는 것이 회사의 원동력"이라며 "오늘 선보인 새로운 기술이 당장 수익에 영향을 미치진 않아도 향후 SK브로드밴드 고객들을 계속 머무르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개인화 방점 "AI+빅데이터"…특별한 이유는?
AI B tv에서 가장 먼저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셋톱박스와 연결된 스마트폰 정보를 통해 이용자를 자동으로 특정하는 '오토 디텍팅(자동인식)' 기능이지만, 기존 서비스들과 가장 큰 차이를 꼽자면 '고객 데이터 활용'이다.
기존 미디어 플랫폼들의 큐레이션과 비슷해 보이지만, AI B tv의 경우 B tv 뿐만 아니라 ▲11번가 ▲SK텔레콤 ▲티맵 ▲모바일 B tv 등 SK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전체의 고객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취향(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는 기존 플랫폼들의 시청 위주 추천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SK브로드밴드는 동의한 고객에 한해 SK ICT 서비스 이용 기록 및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130여개 취향 카테고리로 분류해 그에 맞는 키워드를 AI로 생성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해당 키워드와 콘텐츠 메타 데이터와의 유사도를 분석해 고객 성향과 콘텐츠 취향을 매핑하는 과정을 지속해서 업데이트 하는 형태다.
SK브로드밴드의 추가 목표는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을 적용해 모바일 B tv와 IPTV간 경계가 없는 시청 목표를 제공하는 것이다. 에이닷과 대화를 하고 해당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면 고객의 시청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SK브로드밴드는 챗GPT를 활용해 아이가 직접 그린 AI 동화 캐릭터와 대화를 하며 심리분석 및 마음케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생성형 AI 기반의 서비스까지 정착시킨다면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김지혜 SK브로드밴드 AIX기획팀 매니저는 "평소 티맵을 통해 야구장에 자주 가고 11번가에서 야구 관련 물품을 자주 사는 고객이라면 AI B tv에서 야구 추천 블록이 뜨게 된다"며 "이는 과거 시청 기록 뿐만 아니라 최근 관심사까지 반영한 추천 블록이기 때문에 VOD, 실시간 채널, AI 쇼핑, 앱 등 통합적인 형태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LLM을 활용한 키즈 서비스와 AI 캐릭터 생성을 통한 맞춤형 정보 제공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AI 휴먼 서비스를 통해 고객 단위의 가입자가 아닌 '나'를 잘 아는 TV로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셋톱박스 성능 의존도 탈피…더 빠르고 편해진다
AI B tv만의 또 다른 강점은 셋톱박스 성능과 관계없이 빠르고 편리한 사용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브로드밴드는 업계 최초로 차세대 스트리밍 UI '비디오 클라우드 스트리밍(VCS)' 기술을 개발·적용했다고 설명했다.
VCS는 IPTV 사용자 환경과 서비스 운영을 셋톱박스가 아닌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셋톱박스 하드웨어 성능의 제약 없이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한 기술이다.
이에 대해 박세규 SK브로드밴드 애플리케이션 개발팀 팀장은 "VCS는 간단히 설명하면 원격지에 있는 고성능 컴퓨터에서 U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시키고 셋톱박스에서는 해당 앱 화면을 스트리밍 형태로 재생하는 방식"이라며 "애플리케이션 구동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복잡한 연산은 고성능 컴퓨터에게 맡기고 셋톱박스에서는 단순히 그냥 그림만 그려내는 개념이기에 기기 성능과 관계없이 모든 고객이 균일하게 쾌적한 성능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 이용으로 셋톱박스 교체를 고민하던 B tv 가입자에게는 VCS 기술이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노후화된 셋톱박스에서도 최신 고성능 형태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 역시 클라우드 기반에서 작동할 경우 하드웨어 성능에 구애받지 않고 셋톱박스를 켜는 행위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VCS 기술이 적용되면서 기존에 B tv가 구현하지 못했던 3D 애니메이션 효과나 실시간 반응형 썸네일도 가능해졌다고 SK브로드밴드 측은 설명했다.
편의성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성능 개선도 이뤄졌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B tv 셋톱박스 '스마트3' 모델 기준 VCS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 기기 대비 ▲리모컨 반응 속도(리모컨 키 입력 후 B tv 화면이 변화하기까지의 시간) 25% ▲포커스 이동 속도(블록 내 좌우 포커스 이동으로 콘텐츠 탐색에 소요되는 시간) 2.6배 ▲페이지 스크롤 속도(상하 포커스 이동으로 페이지 스크롤에 소요되는 시간) 8.1배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SK브로드밴드는 VCS 기술에 이어 생성형 AI 기반의 대화형 미디어 에이전트 기술을 적용해 B tv를 켜면 개인화된 캐릭터를 통해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서비스를 구상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세규 팀장은 "스트리밍 UI로 새로워진 B tv는 홈 화면 전반에 걸쳐 제공되는 고품질의 그래픽 효과와 다양한 모션으로 조작 시 사용의 재미와 특별한 감성까지 전달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 및 서비스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는 '스마트3'와 'AI2' 셋톱박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AI B tv 개편을 우선 적용하며, 이후 순차적으로 패치를 통해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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