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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U+ 점유율 싸움에 정부 통계방식 바꾼다…‘휴대폰회선’ 상단 배치

권하영 기자
서울 영등포구 한 이동통신 대리점 모습. [Ⓒ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한 이동통신 대리점 모습.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최근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두고 KT와 LG유플러스가 기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가 점유율 산정에 활용되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 통계의 산출방식을 내년 1월부터 바꿀 계획이다.

특히, 논란이 된 사물인터넷(IoT) 가입회선을 제외하고 순수 휴대폰 가입회선만 따로 산출한 뒤 이를 통계의 가장 상단에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매달 발표하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 통계방식을 내년 1월부터 변경한다.

현재 과기정통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은 ①무선통신서비스 회선현황 ②이동통신 기술방식별 회선현황(2G~5G) ③이동통신 가입현황(용도별 회선 수, 가입유형별 회선 수, 휴대폰단말기유형별 회선 수, 선·후불 요금제별 회선 수, 알뜰폰 선·후불 및 IoT별 회선 수) 순서로 각각의 회선 수에 대한 통계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상단에서 보여주는 ‘무선통신서비스 회선현황’은 ▲이동통신 회선(휴대폰, 가입자기반단말장치, 사물인터넷, 기타회선) ▲주파수공용통신 ▲무선호출 ▲무선데이터통신 ▲위성휴대통신으로 각각 분류해 월별 회선 수를 집계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여기서 휴대폰 회선만 따로 분리해 회선 수를 집계하고, 이를 가장 상단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경에는 KT와 LG유플러스의 점유율 싸움이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통계에서 전체 이동통신 회선 수로 처음 KT를 제치고 점유율 2위에 올랐는데, 2위 자리를 빼앗긴 KT는 IoT 회선을 제외한 순수 휴대폰 회선 수로 점유율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9월 기준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가입회선은 1829만2170회선으로, KT(1773만5022회선)보다 55만7148회선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KT는 이례적으로 긴급 간담회를 열고, LG유플러스의 역전 현상은 IoT 회선의 일시적인 대량 수주를 통해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한국전력 등에서 수도검침 등 원격관제 사업을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입찰해, 일시에 수백만 규모의 원격관제 회선을 확보하는 ‘편법’으로 2위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업적으로도 (일반 가입회선과 IoT 회선의) 회계가 분리돼 있고 이용약관도 IoT는 분리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과기정통부의 통계 목적을 봤을 때, 정보 이용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참고함을 고려한다면 현행 분류체계는 정보 이용자의 해석과 판단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KT의 이같은 반발에 공식적으로 대응하진 않았지만, “IoT를 굳이 폄하할 필요는 없다”며 “정상적 범위 안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일축했었다.

과기정통부는 논란이 일자 “세분화된 통계로 당연히 총량도 하고, 사람도, IoT도 구분해서 집계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과기정통부가 내년 1월부터 가장 상단에서 휴대폰 회선 수만 따로 집계하는 방향으로 통계방식을 바꾼다면, 순수 휴대폰 회선 점유율이 중요한 것이라는 KT의 주장을 일면 인정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이런 맥락에서는 과기정통부가 특정 통신사 편을 드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올 수 있다. 현행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 통계에서도 이미 휴대폰 회선과 IoT 회선 수를 각각 산출해 보여주고 있는데, 굳이 휴대폰 회선만 따로 먼저 보여줄 필요가 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측에서 통계방식을 가지고 과기정통부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과기정통부가 이대로 통계방식을 바꾼다면 정부기관이 KT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돼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10월 기준으로 LG유플러스는 KT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알뜰폰(MVNO) 및 기타 회선을 제외한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회선 수는 1841만1897회선으로, 같은 기간 KT(1715만5028회선)에 비해 125만6869회선이 더 많았다.

다만, IoT 회선을 제외하면 여전히 KT가 2위 자리를 지켰다. 10월 기준 고객용 휴대폰 회선 수는 KT가 1357만6962회선을 기록해, LG유플러스(1099만4852회선)보다 258만2110회선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9월) 양사 격차인 258만188회선보다 소폭 더 증가한 수치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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