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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화제의 중국 게임 ‘버섯커키우기’, 매력이 뭐길래

문대찬 기자

[ⓒ조이넷게임즈]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국내 앱마켓을 장악한 ‘버섯커키우기’는 최소한의 컨트롤만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문법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게임이었다.

다만 ‘램프’를 이용한 장비 획득과 판매, 그리고 성장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이용해 이용자를 쉬이 게임에서 헤어 나올 수 없게 하는 매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 게임사 조이넷게임즈가 지난달 출시한 방치형 게임 버섯커키우기는 1월11일 기준 구글 플레이에서 인기와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에선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버섯커키우기는 흑마룡의 마법에 의해 버섯이 된 인간들이 원래 몸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램프를 모아 전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여타 방치형 게임처럼 자동으로 몬스터를 사냥한 뒤 장비나 스킬 등 ‘뽑기’를 지속 반복하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램프를 클릭해 장비를 획득하고 판매해 성장해야 한다. [ⓒ조이넷게임즈]

버섯커키우기만의 차별 지점은 일종의 슬롯머신인 램프에 있다. 램프는 캐릭터 성능과 관련한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장치면서, 성장에 필요한 경험치원으로써 작용한다.

버섯커키우기에선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스테이지 보스를 쓰러트려도 경험치가 주어지지 않는다. 대신 램프를 클릭해 나온 장비를 판매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기존보다 성능이 좋은 장비가 나오면 교체하고, 기존 것은 판매해 스펙과 경험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독특한 구조다. 기존 장비와 성능 차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클릭 몇 번만으로도 손쉽게 장비를 골라내 판매할 수 있다.

지정한 조건에 따라 램프를 자동으로 구동할 수 있다. [ⓒ조이넷게임즈]

처음에는 일일이 램프를 눌러 장비를 뽑아야 하지만, 캐릭터 레벨 16이 넘어가면 램프를 자동으로 구동시킬 수 있다. 이용자가 지정한 등급 이하의 장비는 자동으로 판매되고, 해당 등급 장비는 팝업 형태로 획득 소식이 전달돼 이때부터는 진정한 방치가 시작된다.

다만 해당 등급의 장비를 얻고도 이를 이용자가 확인하지 않으면 램프 자동 구동이 멈췄는데, 이 때문에 마음 놓고 방치만 해둘 수는 없는 구조다. 이용자가 거듭 화면을 확인하고 장비를 선별하는 등 게임에 지속적으로 접속하고, 능동적으로 개입하도록 유도한 인상이었다.

전투 등 ‘보는 맛’은 확실히 타 방치형 게임보다 떨어졌지만, RPG 게임에서나 맛볼 법한 ‘득템’과 캐릭터 성장의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는 점이 버섯커키우기만의 강점으로 여겨졌다.

버섯커키우기엔 직업과 전직 시스템이 존재한다. [ⓒ조이넷게임즈]

게임 내 다양한 콘텐츠 또한 방치형 게임보다는 RPG의 그것과 유사하다. ‘워리어’와 ‘아처’, ‘궁수’ 등 3가지 클래스와 전직 시스템이 존재하고, 길드에 해당하는 ‘가문’ 시스템도 있다. 이용자간전투(PvP) 뿐 아니라 타 가문과 경쟁하는 공성전 개념의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허들이 낮은 부담 없는 게임성으로 이용자 발걸음을 유도하되, 이용자 간 경쟁 심리를 이용해 게임의 지속성을 높이려는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수익모델(BM)도 램프를 중심으로 영리하게 꾸린 인상이었다. 램프 레벨을 높일수록 좋은 장비를 얻을 확률이 높아지는데, 레벨을 높이는 데는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조금 더 빨리 램프 성능을 올려 좋은 장비를 얻고 싶다면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이마저도 생략하고 싶다면 광고 제거와 관련된 유료 상품을 구매해야 한다.

또한 보유 램프가 바닥나면 캐릭터를 성장시킬 방도가 없는 점을 이용, 램프 획득에 필요한 던전 등에 전부 광고를 삽입해 이용자 지갑을 열게 유도했다. 이외에도 낮은 금액의 패지키 상품을 지속 노출해 이용자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어뜨리는 등 ‘박리다매’ 전략도 눈에 띄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키우기 [ⓒ넷마블]

다소 마이너한 장르로 치부됐던 방치형 게임은 ‘숏폼’ 등 소비 시간이 짧은 ‘스낵컬처’ 확산에 힘입어 대형 게임사도 눈독을 들이는 장르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넷마블이 내놓은 ‘세븐나이츠키우기’ 흥행을 시작으로, 방치형 게임 개발에 뛰어드는 개발사도 속속 등장 중이다. 연내만 해도 ‘소울스트라이크’, ‘팔라딘키우기’ 등 국내산 방치형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방치형 게임 시장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자동사냥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단순한 구조 외에, 이용자를 사로잡기 위한 저마다의 ‘무기’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RPG 요소를 강조한 버섯커키우기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어느덧 주류 장르를 넘보는 방치형게임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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