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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세븐나이츠키우기’, 방치형게임에 ‘세븐나이츠’ 한 스푼 넣었더니

문대찬 기자
지난 6일 넷마블이 출시한 세븐나이츠키우기 [ⓒ 넷마블]
지난 6일 넷마블이 출시한 세븐나이츠키우기 [ⓒ 넷마블]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넷마블을 대표하는 지식재산(IP) ‘세븐나이츠’가 이번엔 방치형게임의 탈을 쓰고 나왔다. 지난 6일 정식 출시 후 나흘간 플레이한 ‘세븐나이츠키우기’는 방치형게임 특유의 가벼운 게임성에다가, 세븐나이츠의 핵심 재미인 전략성까지 더해진 넷마블만의 색깔이 진하게 묻은 게임이었다. 단순 반복 작업을 싫어하는 이용자라면 구미가 당기지 않겠지만 배우기 복잡한 건 부담스럽고, 자투리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이용자라면 더할 나위 없는 게임일 법하다.

세븐나이츠키우기의 큰 틀은 여타 방치형게임과 유사하다. 자동사냥을 통해 재화를 모으고, 영웅들의 레벨이나 능력치를 올려야 한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다가 난관에 맞닥뜨리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그에 비례하는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해선 많은 시간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접속해 ‘반복 숙제’를 해야 하는 것도 동일했다.

세븐나이츠키우기 속 전투 장면 [ⓒ 넷마블 세븐나이츠키우기 인게임 갈무리]
세븐나이츠키우기 속 전투 장면 [ⓒ 넷마블 세븐나이츠키우기 인게임 갈무리]

그러나 게임에 얹은 세븐나이츠 ‘한 스푼’이 매력을 달리한다. 한 캐릭터만을 성장시키는 타 방치형게임과 달리 세븐나이츠키우기는 원작의 핵심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영웅 수집의 재미를 담았다. 최대 10명의 영웅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덱을 만들고, 이를 통해 스테이지를 공략하고 필요에 따라 타 이용자와 경쟁하는 재미도 곁들였다.

영웅들과 몬스터들이 한 데 모여 벌이는 전투 장면은 단조롭지만 ‘보는 재미’가 적지 않다. 화려한 스킬 효과가 부족한 점은 아쉬웠지만, 영웅들의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묘한 율동감과 리듬감이 보는 재미를 살렸다. 레이스를 하듯 줄어드는 보스의 체력바와 타임어택바를 지켜보는 데서 오는 은근한 긴장감도 묘미였다. 이 때문인지 오프라인 모드로 방치해 두는 것이 영웅 성장 면에서 이로운데도, 시간이 빌 때마다 틈틈이 게임에 손이 갔다. 수집한 영웅들은 전투 과정에선 아기자기한 SD(2~3등신) 캐릭터로 표현되지만, ‘영웅관리’ 탭에선 세븐나이츠 특유의 수려한 일러스트를 만나볼 수 있어 원작팬이 만족감을 느낄 요소도 다분했다.

세븐나이츠키우기는 최대 10명의 영웅을 배치해 적재적소에 배치해 자신만의 덱을 꾸릴 수 있다. 일정 스테이지를 해금해야 영웅 배치도 늘릴 수 있다. [ⓒ 넷마블 세븐나이츠키우기 갈무리]
세븐나이츠키우기는 최대 10명의 영웅을 배치해 적재적소에 배치해 자신만의 덱을 꾸릴 수 있다. 일정 스테이지를 해금해야 영웅 배치도 늘릴 수 있다. [ⓒ 넷마블 세븐나이츠키우기 갈무리]

물론 세븐나이츠 IP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라도 게임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없다. 보유하고 있는 영웅의 특성과 스킬을 고려해 덱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스테이지 난이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단조로운 게임성 속에서도 전략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일례로 기자는 당초 근거리 공격에 특화된 영웅들을 투입해 게임을 진행했는데, 보스 공략에 어려움을 겪자 방어형 영웅 두 명에, 원거리 공격 영웅 넷, 치료에 특화된 버퍼(buffer) 영웅 하나로 덱을 바꿔 이후의 스테이지를 손쉽게 클리어했다. 원거리 공격에 버프를 걸어주는 버퍼 영웅을 획득하고 나서는 이를 대체 투입해, 보다 강한 덱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다만 일부 이용자에겐 이 같은 성장 시스템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금화와 경험치 등 영웅 성장에 필요한 재화가 부족해지고, 이는 곧 덱의 성장 정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개발진은 월간 최소 2종, 최대 8종의 영웅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출시 초기에는 이벤트 등을 통해 얻은 ‘뽑기’나 재화로 어렵게나마 성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재차 재화를 투입해야 하는 영웅들이 생길수록 피로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150스테이지 인근부터는 플레이 시간을 늘려야만 스테이지 진척이 가능했다.

세븐나이츠키우기의 주요 BM. 광고를 제거하는 월정액권을 판매한다. [ⓒ넷마블 세븐나이츠키우기 인게임 갈무리]
세븐나이츠키우기의 주요 BM. 광고를 제거하는 월정액권을 판매한다. [ⓒ넷마블 세븐나이츠키우기 인게임 갈무리]

세븐나이츠키우기의 수익모델(BM)은 방치형게임의 문법을 따른다. 30초간 진행되는 광고만 시청하면 보상을 배로 받거나 금화 획득량 등을 높여주는 ‘일일요리’ 등을 얻을 수 있다. 게임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요소에 광고를 배치했기 때문에, 원하지 않으면 보지 않아도 된다. 만약 일일이 광고를 보는 것이 불편하다면 광고를 제거해주는 월 정액권을 구매하면 된다. 더 강한 영웅을, 또 빠르게 성장시키고 싶다면 영웅 판매 패키지를 구매하면 된다.

현재까지는 무소과금 이용자도 어렵지 않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넷마블은 영웅 뽑기에 필요한 뽑기권과 루비를 대량으로 제공하고 있다. 영웅 성장에 투입한 재화를 회수하는 ‘영혼석’도 제공해 다양하게 덱을 만들어보고 성능을 실험해 볼 수 있었다. 기자는 초반 퀘스트 진행 중 획득한 보상 상자에서 레전드 등급 영웅인 ‘루디’를 뽑기도 했다. 타 이용자와 경쟁보다는 꾸준한 성장 과정에 매력을 느끼는 이용자라면 오랜 시간을 투입해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한편, 세븐나이츠키우기는 11일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리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주류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차례로 밀어내고 거둔 성과라 더욱 고무적이다. 관건은 영웅간 밸런스, 콘텐츠 추가다. 세븐나이츠키우기가 이용자와 지속적인 소통, 원활한 운영을 통해 장기흥행에 돌입, 넷마블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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