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초반 흥행돌풍에 삼성·LG '방긋' [DD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애플이 내놓은 확장현실(XR) 디바이스 '비전 프로'가 초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삼성과 LG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예상을 뛰어넘는 사전판매량을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 19일부터 미국에서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해, 예약 돌입 직후 제품이 매진됐다. 애플에 정통한 궈밍치 대만TF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주말 애플의 비전 프로 선주문량은 최대 18만대를 기록했다. 초기 판매 예상치인 6만~8만대의 2배에 수준이다. 올해 비전 프로 출하량은 50만대로 추측됐으나, 사전 판매 기간동안 3분의 1을 판매한 셈이다.
이같은 비전 프로 흥행은 빼앗긴 뉴욕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다시 애플에게 찾아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9980억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앞섰다. 24일 기준 애플의 시가총액은 3조억달러를 넘어섰다.
비전 프로는 일명 '공간 컴퓨팅' 개념을 탑재한 헤드셋이다. 생김새는 일반적인 고글 형태의 VR·AR 기기와 비슷하지만, 아이사이트 기능으로 차별화를 뒀다. 현실 세계 및 주변 사람들과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디지털 콘텐츠 세계를 아우르는 것이 핵심이다. 기기를 통해 사용자 외부 환경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갖춘다.
애플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2300만 픽셀이 밀집된 OLED 디스플레이와 M2·R1 칩셋 등의 부품을 장착하며, 동작과 공간 인식을 위한 카메라와 센서 등이 탑재된다.
비전 프로는 국내 협력사들이 핵심 부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이 거론된다. LG계열에서는 비행시간측정 모듈을 비롯한 영상 관련 부품을, 삼성전기는 반도체 부품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XR기기는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IT플랫폼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 비전 프로가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잘 판매된다면, 비전 프로에 부품을 제공하는 국내 업체들도 수혜가 뒤따를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및 침체된 상황에서 비전 프로를 비롯한 XR 기기 시장이 성장한다면 부품사들도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전 프로 흥행이 언제까지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256GB 제품이 3499달러(468만원)일 정도로 고가인 데다, 일부 얼리어답터나 애플 팬을 제외한 일반 대중에게 관심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의 영상·음악 콘텐츠 업체가 비전 프로용 앱을 내놓지 않기로 해 이른바 '킬러 콘텐츠'가 부족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혁신을 일으킨 바 있는 회사의 신작이기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면서도 "가격보다도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느냐에 따라 결국 장기적인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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