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삼성·SK·롯데 등 PBR 낮은 지주사 주가 이례적 초강세… "대기업 '자사주' 편법 이용막겠다" 금융당국 엄포

박기록 기자

- 금융당국, 대기업들 '자사주' 활용한 대주주 경영권 강화 차단… 대기업들 자사주 보유 실익 없애

- 시장선 "대기업들 자사주 매입·소각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 … 주가 강세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삼성물산, SK , 롯데지주 등 주요 그룹 관련 대형주와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등 'PBR'(주당순자산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 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위해 대기업들의 편법 운영 사례를 막고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기위해 인적분할시 '자사주'의 신주 배정 금지 등 대기업 자사주에 대한 엄격한 관리 원칙을 천명한 이후, 주요 대형주들의 주가가 더욱 탄력이 받는 모습이다.

1일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오전 10시45분기준 전일대비 4.87%상승한 14만4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일주일전인 지난 25일 주가가 11만97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주 내내 급등세가 이어진 것이다. 삼성물산의 PBR은 0.63이다.

물론 삼성물산은 전날 공시를 통해 보통주 591만8674주, 금액으론 7676억원을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영향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생명도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시간 삼성생명 주가는 전일대비 5.34% 상승한 7만3000원에 거래중이다. 삼성생명의 일주일전 주가는 6만3800원이었다. 삼성생명의 PBR은 0.27로 삼성그룹주 내에서서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분류된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이날 같은시간 전일대비 3.92% 상승중이며, 롯데지주도 전일대비 9.64% 상승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SK의 PBR은 0.46, 롯데지주는 0.29이다. 일반적으로 PBR이 1보다 낮으면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앞으로 대기업들이 굳이 '자사주'를 보유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대기업 관련 대형주들의 보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지주사 역할을 하는 그룹 대형주는 대부분 시가총액이 커 주가 변동도 제한적이며, '무겁기' 때문에 일반 개인 투자자들도 선호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대형주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변화가 생길 것인지 주목된다.

대형주들이 급등하면서 대형주 비중이 큰 코스피 지수는 오르고, 기술 및 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은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시장 분위기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앞서 이같은 대형주 강세는 금융 당국이 지난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주권상장법인의 자사주 제도개선방안'을 회의에서 국내 상장법인들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자사주가 더 이상 대주주의 편법적인 사익 추구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대로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 자본시장의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하여 금융 당국은 올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 개정을 목표로, ▲상장법인에 대해서는 인적분할시 신주 배정 금지 ▲합병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신주배정 제한 ▲자사주를 제외한 시가총액 정보 제공공시 강화 등을 세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자사주에 대해서는 의결권, 배당권, 신주인수권 등 거의 모든 주주권이 정지되고 있으나, 인적분할에 대해서는 법령·판례가 명확하지 않아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고 있다.

특히 과거 대기업의 계열사들의 인적분할시 '자사주 마법'이 발생함에 따라 회사자금이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데 활용된다는 비판을 받았었는데 금융당국은 앞으로 이같은 대기업의 자사주 편법 활용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