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전화번호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사람과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를 할 경우 전화번호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만을 이용해 소통하겠다는 설명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X에 "몇 달 내(in a few months)에 나의 전화번호를 중단할 것"이라며 "X로만 문자와 영상 및 음성 통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런 언급은 X가 '음성·영상 통화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주일 만에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인디펜던트는 "(머스크의) 이러한 움직임은 X의 새로운 기능을 홍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또한 X의 프리미엄 버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만이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X는 지난달 말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음성 및 영상으로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X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모든 계정에서 전화를 받을 수 있지만, 전화를 거는 것은 유료 구독 서비스인 'X 프리미엄'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X 이용자는 통화 기능을 끌 수 있으며, 통화를 걸 수 있는 팔로워를 직접 설정하거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로만 제한할 수도 있다.

머스크는 앞서 통화 기능 도입에 대해 X를 모든 것이 가능한 '슈퍼 앱'(Everything app)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메시지를 주고받는 소셜미디어 기능에서 탈피해 통화, 뱅킹, 쇼핑 등이 가능한 앱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10월 당시 트위터 인수를 완료하기 전에도 메시징, 상품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이 필요하다면서 중국기업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이나 틱톡 등 사례를 언급한 바 있다.

한편 X의 통화 기능은 애플의 페이스타임(FaceTime), 메타의 왓츠앱(Whatsapp) 등 다른 유사한 서비스와 달리 암호화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X의 통화 서비스가 앞으로 어느 정도의 사용자를 확보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온라인 매체 모바일시럽은 "누군가 머스크와 연락하고 싶다면 먼저 월 10달러에 X 프리미엄을 구독해야 한다"며 "또한 이중 인증을 위해 여전히 문자 메시지(SMS)에 의존하는 플랫폼과 사용자도 많아 전화번호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실 머스크 자신도 실제로 전화번호를 없애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의 이번 언급은 전화나 문자 메시지에 대한 솔루션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기능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