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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전환 착수한 DGB 대구은행… 결국 ‘신용리스크관리’ 강화에 성패달렸다

박기록 기자
ⓒDGB대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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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대구은행이 제시하게될 ‘비대면 디지털화’ 전략에 은행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DGB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은 지난 7일 금융 당국에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본인가 신청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인가를 받게되면 지방은행중에선 최초로 전국 기반의 시중은행 전환 사례가 된다.

대구은행측은 “작년 7월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표명한 이후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신설하고, DGB금융지주와 함께 ‘시중은행전환TFT’를 구성·운영해 시중은행 전환 후의 사업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해왔다”고 밝혔는데, 시장의 관심은 시중은행 전환시 대구은행이 선택할 인프라 확장 전략에 맞춰지고 있다.

시중은행은 전국을 영업기반으로하기 때문에 기존의 지역중심적 전략으로는 시장 경쟁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대구은행은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New Hybrid Bank)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전국 은행명도 ‘iM뱅크’(대구·경북지역에선 대구은행 병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이 밝힌 ‘뉴 하이브리드 뱅크’는 디지털 접근성 및 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으로 정의된다.

이어 이를 실행할 8대 전략으로 ▲전국 점포망 구축과 찾아가는 금융 실천 ▲디지털을 통한 금리 경쟁력 있는 상품을 편리하게 공급 ▲금융소외계층인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을 확대 ▲핀테크기업들과의 개방적 협업 등을 제시했다.

대구은행측이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제시한 세부전략을 보면, 실제로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간’에 위치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모습이 그려진다.

문제는 과연 대구은행이 원하는 하이브리드 뱅크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이다.

관련하여 대구은행은 ▲오프라인 채널(점포)의 확장은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제한시키는 대신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금융상품의 판매는 핀테크플랫폼들과의 개방적 제휴하며 ▲자체적으론 iM뱅크 등 디지털 앱 및 IT시스템의 전면 고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IT시스템 고도화에는 금융권 초자동화의 핵심 기술인 ‘AI-OCR’ 를 적용한 업무프로세스 자동화도 포함됐다.

디지털 및 ICT 기반으로 비용 확장을 최대한 억제하고,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만약 해당 인프라의 준비가 철저하게 마련될 수 있다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이지만 인터넷은행들처럼 날렵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칫 성과를 내지못하면 시중은행이 주는 무게감만 떨어져보일 수 있다는 점에선 모험이기도 하다.

여러 평가지표들이 있겠지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있어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중·저신용자’ 고객의 확장 여부이다.

특히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시장은 인터넷은행들이 사활을 건다고 할만큼 핵심 영역이기도하다.

다만 경기침체로 ‘중금리 시장’의 역동성은 더욱 커졌지만 그대신 연체율 증가로 리스크관리 필요성이 늘어나는 등 최근 인터넷은행들의 적극적인 행보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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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이 증가할 수록 연체율도 비례해서 증가하고 있음이 실증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2023년11월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평균 연체율은 2.51%로 지난 2022년말 1.71%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매우 위협적인 상승치이다.

따라서 대구은행도 이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위해선 리스크관리시스템 고도화 등 IT인프라의 질적인 진화가 반드시 선행돼야하고, 또 지속돼야한다.

관련하여 대구은행측도 “신용평가 모형을 전면 고도화하고, 시스템화된 여신심사체계를 도입하는 등 시중은행 전환 후에도 건전성 관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중금리시장 확대를 위한 신용리스크 체계의 강화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대안신용평가 등 다양한 최신 기법이 리스크관리시스템 강화를 위해 동원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도 논란이 적지않다.

이 때문에 신규 및 잠재 고객층을 대상으로한 한차원 높은 빅데이터 분석, 또 이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기위한 비대면 채널 프로세스의 개선 등 복합적인 ICT혁신이 뒤따라야한다.

만만치 않은 비용 뿐만 아니라 전략의 정교함도 동시에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조직 개편을 포함한 대구은행이 올해 집중해야할 리스크관리시스템 강화 전략에 시장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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