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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클라우드 기업들, 작년 실적도 ‘웃음’…올해 공공·AI 수요 더 커진다

권하영 기자
네이버 2023년 4분기 및 연간 클라우드 부문 실적 [Ⓒ 네이버]
네이버 2023년 4분기 및 연간 클라우드 부문 실적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토종 클라우드 기업 3사가 지난해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초거대 인공지능(AI) 확산과 공공 클라우드 전환이 비즈니스 수요를 끌어올린 덕분이다. 올해도 같은 이유로 고속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15일 국내 주요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들이 최근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네이버클라우드·NHN클라우드·KT클라우드 등 3사는 모두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고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연매출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4472억원으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작년 4분기로도 1259억원 매출로 전년동기 대비 13.3% 올랐다. 네이버의 올해 클라우드 매출은 1분기 932억원, 2분기 1045억원, 3분기 1236억원 등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핵심 사업인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 외에도 네이버클로바와 네이버랩스 등 사업을 포함하고 있지만, 사실 NCP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2.8%에 달하기 때문에, 순수 클라우드 매출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NHN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과 일본에서의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사업이 포함된 기술 부문 매출이 지난해 36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19.1% 상승한 금액으로, 민간과 금융 분야 클라우드 사업이 견조하게 매출을 뒷받침한 결과다.

다만 분기 매출로는 역성장을 했다. 지난해 4분기 기술 부문 매출은 78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4.8% 뒷걸음질쳤다. 회사가 수주했던 공공 클라우드 사업이 일시적으로 지연되면서, 기존에 매출로 인식한 약 130억원을 4분기에 차감시킨 탓이다.

NHN 2023년 4분기 및 연간 기술부문 실적 [ⒸNHN]
NHN 2023년 4분기 및 연간 기술부문 실적 [ⒸNHN]

KT클라우드는 지난해에 전년보다 무려 57% 급증한 6783억원 매출을 올렸다. 2022년 4월 KT로부터 분사한 KT클라우드는 그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4321억원 매출을 냈는데, 이를 기준으로 지난해 2~4분기만 따져도 전년비 증가율이 22.6%에 이른다.

이처럼 국내 CSP 3사가 고성장을 한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초거대AI 등 AI 생태계가 확산하면서 덩달아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도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은 생성형AI 덕에, 올해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KT 경우 장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리더십을 기반으로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지난해 KT클라우드의 두 자릿수 성장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자체 초거대AI ‘믿음’을 선보인 KT는 올해 기업 고객에 맞춤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제공하는 프라이빗 LLM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계획으로, 업스테이지·콴다와 같은 AI 스타트업들과 전략적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NHN은 자체 초거대AI는 없지만 강력한 AI 인프라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NHN클라우드가 인프라 구축·운영 사업자인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했으며, 네이버클라우드와 솔트룩스 등과도 AI 협력에 나선다.

네이버는 작년 8월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주도 중이다. 지난해 4분기 하이버클로바X가 탑재된 뉴로클라우드(완전 관리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처음으로 납품, 한국은행과 뉴로클라우드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냈다.

KT 2023년 4분기 및 연간 클라우드 부문 실적 [Ⓒ KT]
KT 2023년 4분기 및 연간 클라우드 부문 실적 [Ⓒ KT]

이처럼 AI 시장 확대와 더불어,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정책도 올해 국내 CSP들 실적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등급제 전면시행을 앞둠에 따라,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들 기업 입장에선 CSAP 등급제 전면시행을 기점으로, 그간 공략이 어려웠던 국가행정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 사업 수요를 선점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보안 요구가 낮은 CSAP ‘하’ 등급 시장을 노리는 외산 CSP들을 견제하는 것도 과제다.

NHN클라우드의 경우 국내 유일 행정망 연계 클라우드 역량을 내세울 수 있고, 네이버클라우드도 AI 기반의 공공 사업을 강화할 생각이다. KT클라우드는 클라우드 네이티브에 적극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MSP 사업자 전환도 준비 중에 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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