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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380억원… 신한금융 2023년 ‘DT’ 비용절감효과,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박기록 기자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이 최근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한 ‘2023년 주요 경영지표’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전환’(DT) 실적이다.

무려 4380억원에 달한다.

2023년, 신한금융그룹이 페이퍼러스(Paperless), 챗봇,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등 각종 디지털 및 ICT 인프라 혁신의 결과, 그에 따른 인건비 절감 등 비용 절감효과의 총액이 연간 438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예를들어 ‘챗봇’‧‘음성봇’ 등 저원가성 채널 이용의 확대, 디지털서식 활용 등 대면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AICC(AI 기반의 컨텍센터)등을 활용에 따른 업무 처리 건수와 단축된 시간을 평균 시급을 대입해서 산출한 것이다.

2023년 결산에서, 신한금융그룹은 견조한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생금융,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의 급증으로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4%가 감소한 4조368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만약 이같은 DT효과가 없었다면 신한금융은 ‘판관비’가 늘어나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발표액보다 더 커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참고로, 신한금융그룹의 2023년 판관비 총액은 5조8950억원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지출이 예년에 비해 크게 반영된 결과다. 이를 제외한다면 고인플레이션 시대에 이같은 DT 효과는 더욱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같은 신한금융의 ‘DT’ 혁신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매년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꿔말하면 여전히 금융권에서 비용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지털 혁신의 업무 대상 영역이 무수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신한금융그룹의 2021년 ‘DT’비용절감 효과는 3160억원으로 계산됐고, 2022년에는 이보다 20% 늘어난 3780억원으로 커졌다. 이어 올해는 전년대비 다시 16% 늘어난 4380억원으로 분석된 것이다. 3년 CAGR(연평균성장율)이 18%에 달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한금융의 ‘DT’ 비용절감 효과는 비교적 큰 폭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 플랫폼들이 더욱 업그레이드됐기때문이다.

관련하여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은행‧카드‧증권‧라이프(보험) 등 계열사의 핵심 기능을 담은 통합 슈퍼앱 ‘슈퍼 솔’(Super SOL)을 론칭했다. 실제로 올 1월말 기준 이용 고객이 300만을 돌파하는 등 순항중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각 그룹사의 개별 AI고객 상담 모델을 통합, 클라우드 기반의 공통 AICC플랫폼으로 전환해 더욱 비용절감 효과를 강화한 ‘AI 컨텍센터’(AICC) 가동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챗봇‧음성봇 등 고도화된 AI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 가동에 들어간 그룹 데이터플랫폼인 ‘신한 원 데이터(One Data)’를 통해선 대고객 혁신서비스 및 상품 개발을 훨씬 앞당기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단순‧반복업무, 저원가성 대고객 채널을 폭넓게 디지털화함으로써 결국 금융회사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국내 금융그룹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다.

오픈뱅킹 시대, 금융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금융회사가 리스크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이를 만회하기위해서는 비용절감을 위한 디지털 혁신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신한금융그룹의 구체적인 DT 혁신 사례들은 충분히 주목할만하다.

특히 경기불확성이 고조되면서 막대한 이익 창출이 더 이상 쉽지않은 금융회사들로서는 이같은 DT효과에 대한 갈구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한편 국내 4대 금융그룹 마다 ‘연간 경영지표’ 설명 방식이 각각 달라서 이같은 ‘DT’ 혁신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에 대한 수평적 비교는 힘들다는 점은 아쉽다. 현재 DT 효과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은 4대 금융중에서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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