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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보릿고개에도 주주 환원 나서… 투자 심리 완화될까

문대찬 기자
게임사가 군집한 성남시 판교. [ⓒ성남시]
게임사가 군집한 성남시 판교. [ⓒ성남시]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지난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주가까지 덩달아 내리막을 탄 국내 게임업계가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비교적 실적이 양호한 게임사들도 앞다퉈 주주 민심 달래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엔씨소프트는 최근 보통주 1주당 313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635억원, 시가 배당률은 1.3%다. 발행주식 2195만5402주 가운데 자기주식을 제외한 2030만7439주를 대상으로 배당금을 지급한다. 엔씨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21만3000원으로, 최고가(2021.02.19) 102만7000원 대비 79% 줄었다.

웹젠은 지난해 18년 만에 160억원 규모 현금 배당을 추진한 데 이어 올해도 1주당 300원씩, 총액 88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기준일은 지난해 12월31일, 시가배당율은 1.7%다. 웹젠 지난해 매출은 1962억원으로 전년대비 18.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39.8% 떨어졌다. 웹젠 주가는 1만7890원으로 2021년 기록한 5만300원 대비 64% 줄었다.

NHN과 네오위즈는 창사 이래 첫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NHN 주당 배당금은 500원, 배당금 총액은 약 169억원이다. 이와 함께 약 79만주(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오는 26일 발행 주식 총수 3.4%인 117만주(263억원 규모)를 소각한다. 네오위즈는 보통주 1주당 245원씩 현금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0.9%이며 배당금총액은 약 50억원이다.

엠게임은 앞서 지난해 12월 약 29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창사 처음으로,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150원으로 책정했다. 전체 주식수 중 자사주를 제외한 1911만3129주가 대상이다.

NHN은 지난해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2.2% 증가한 555억원을 기록했다. 네오위즈 역시 지난해 매출 3656억원, 영업이익 31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24%, 62% 증가했다. 엠게임은 아직 연간 실적 발표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560억원을 거둬들이며 사상 최대 매출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들이 주주 환원에 나선 건 부진한 주가를 끌어올려 기업 가치를 올리고 성장 동력을 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6일 NHN 종가는 2만8150원으로 최고가 대비 반토막이 난 뒤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네오위즈 역시 지난해 ‘P의거짓’의 글로벌 흥행에도 불구, 같은 날 종가 2만4450원으로 최고가 대비 절반 넘게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엠게임 주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넥슨]
[ⓒ넥슨]

이외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써낸 넥슨과 크래프톤, 컴투스도 주주 환원에 나섰다. 넥슨은 3년 동안 최대 1000억엔(한화 약 8913억원, 기준 환율 100엔당 891.3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올해도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취득 자기주식 전량,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취득한 자기주식의 60% 이상을 소각한단 계획이다.

컴투스는 1주당 1300원씩 총 148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급예정일자는 오는 4월12일로 3월29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한다. 발행주식수 1273만7755주 중 자기주식 132만2829주를 제외한 1141만4926주가 대상이다. 자사주 매입과 매입 자사주의 50% 소각도 계획 중이다.

그간 게임사들은 주주환원 정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소액주주들이 ‘주주행동모임’ 등을 구성하며 압박하는 상황에다, 금융당국이 오는 2월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주 환원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당 프로그램은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 대응전략을 세우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시가총액 기준 상위 12개 게임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은 1.6배로 미국(3~4배), 일본(2~3배)의 주요 게임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PBR 1배를 밑도는 곳도 12곳 중 5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의 변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며 “게임사 전반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하며 PBR 1배 이상의 기업들 역시 신규 배당 정책 도입‧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업종 전반의 주주 친화적 정책으로의 변화는 게임 업종 센티먼트(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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