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차관 전원 교체한 과기정통부, '정책 방향성' 어떻게 바뀔까

채성오 기자
26일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가운데),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 본부장(오른쪽)이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26일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가운데),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 본부장(오른쪽)이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재진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새롭게 임명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급 인사들이 26일 첫 출근에 나선 가운데, 인적 쇄신이 관련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전년 대비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R&D) 관련 예산 증액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날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과 강도현 제2차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 본부장은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과기정통부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취재진과 만나 정책적인 방향성을 언급했다.

화두는 R&D 예산이었다. 앞서 지난해 말 과기정통부는 올해 국가 R&D 예산을 26조5000억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전년 대비 4조6000억원(14.7%)이 삭감된 만큼 과학기술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는 현장의 불만으로 표출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지난 16일 윤 대통령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 수여식 축사 도중 한 졸업생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R&D 예산의 삭감에 대해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1차관, 2차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 차관급 인사를 한 번에 교체했고 모두 과기정통부 내부 인사로 채웠다. 과학기술계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평가받는 조성경 전 과기정통부 1차관과는 달리 이번에 새롭게 임명된 차관진들은 과학기술계에 오래 몸 담아온 전문가들로 꾸려졌다.

이날 취임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신임 차관진들은 정책 방향성의 시작을 '소통'과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윤 1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현장에서 "과학기술계 현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할 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그래서 제가 오늘 오후 첫 번째 일정으로 연구재단을 방문하기로 한 것인데 전문 연구 기관에 계시는 분들과 함께 R&D를 선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예산 구조를 바꿔야 할 지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이창윤 1차관, 강도현 2차관, 류광준 과기혁신본부장은 각각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한국연구재단,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 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을 찾았다.

류광준 과기혁신본부장은 "R&D 구조조정 방안이 예산 밖에 없었냐고 하시는데 반대로 얘기하면 조직, 정책, 구조조정에 예산이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손을 대는 것"이라면서도 "저희(과기혁신본부)는 작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혁신 방안을 발표했는데 저희가 제도 등 여러 가지 시스템도 같이 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예산이 부각되다 보니까 그런 면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점은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R&D 예산 증액에 대한 기대감도 읽어볼 수 있었다.

류광준 과기혁신본부장은 "(R&D 예산) 증액은 대통령께서도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기에 그렇게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재정당국하고 협의가 필요한데 저희가 생각하지 않는 것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계속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윤 1차관은 "첨언하자면 R&D 예산 관련해서는 재원 전체를 놓고 배분하는 부서 입장에서 하실 수 있는 말씀을 충분히 하셨고 생각한다"면서도 "대통령께서 R&D 예산은 임기 중에 늘리겠다고 분명히 말씀을 하셨는데, 정부가 제시했던 정책 방향에 맞게 저희들이 사업을 효율적이면서도 전략적으로 잘 재구성해 재정당국에 가 많은 예산을 달라고 요청드려야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정보통신 정책에 대한 규제는 기존보다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현재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를 추진중이며 관련 시행령 우선 개정에 나서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쟁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 규제 완화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강도현 2차관은 "정책 중에서는 대형·거대화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볼 계획인데 분업화 구조에 최적화된 시대에서 정작 현장과 정책일은 전부 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조직·부처간 칸막이를 터 실제로 그 모습을 더 대형화하고 이를 통해 현장에 필요한 부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사 담합에 대해 조사하거나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및 독과점 문제를 규제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개선점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강도현 2차관은 "일단 관계부처랑 많은 부분을 협의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부작용 등 문제점은 정리하되 혁신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계속 강력히 대응하고 그 이후 나오는 여러 가지 문제는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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