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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스트소프트] AI 사업, 이스트소프트의 계륵될까?

이상일 기자
ⓒ이스트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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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2023년 2월 28일 이스트소프트는 잠정공시를 통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22년 매출액 8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이 날 이스트소프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AI 기술 기반 최고의 서비스 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AI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됐다”라며 “2023년은 기존 사업의 실적 개선과 함께 AI 신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증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확히 1년만에 받아든 성적표는 이스트소프트의 각오가 무색할 정도로 최악이다. 이스트소프트가 28일 공시를 통해 밝힌 2023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3.90%, 당기순이익은 –25.86% 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다.

이에 대해 이스트소프트는 기존 사업의 성장과 신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AI 사업 영역 확대와 추가 인력 채용으로 인한 인건비 및 판관비 증가, 그리고 PC 트래픽의 하락으로 인한 포털 사업의 매출 감소 및 영업손실 증가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AI 사업과 포털 사업의 트래픽 하락은 이스트소프트가 마주한 극복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스트소프트가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고 있는 AI 시장에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차별화를 꾀할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해 보인다.

최근 IT시장에선 AI 사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전략적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AI 확장을 위해 투자되는 하드웨어 장비 및 연구개발 비용은 단기적으로는 회사 재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스트소프트는 기존 사업 부문에서의 성장과 신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을 통해 매출을 증가시켰으나, 이로 인한 수익성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AI 사업의 확대와 관련 인력 채용으로 인해 인건비가 크게 증가했다. 또한, 사업 부문별 마케팅 비용의 증가는 판관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가 올해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인 줌인터넷의 경우 포털 사업에 있어 PC 사용량의 지속적인 감소가 매출 하락과 영업손실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되었다. 이는 특히 포털 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스트소프트에게 큰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스트소프트가 집중하고 있는 AI사업과 줌인터넷으로 대표되는 포털 사업의 연관관계가 크다는 점이다.

AI사업을 운영하는 회사에게 인터넷 포털 사업은 여러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선 포털이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의 중심지로 기능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을 통해 대규모의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 알고리즘 학습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AI 서비스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사용자 경험(UX) 개선에도 영향을 준다. 인터넷 포털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 패턴, 관심사, 선호도 등을 파악해 개인화된 컨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 이는 사용자의 포털 사이트 방문 빈도와 체류 시간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광고 수익 등의 직접적인 수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AI 기술의 적용 범위 확장에도 기여한다. 포털 사이트는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검색 엔진, 추천 시스템, 자동 번역, 음성 인식 등 다양한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실험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AI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탐색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줌인터넷의 지속적인 트래픽 하락은 단순히 줌인터넷 실적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이스트소프트의 AI 사업의 확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편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실적 결과에 대해 “현재 글로벌 시장을 AI 기술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AI 휴먼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국내외 시장에 빠르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AI 신사업이 성과를 확보하고 체질 개선을 이룬 기존 사업에서 효율이 나면 올해에 외연 확장과 내실 다지기 모두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해외 시장에 대한 진출과 기존 사업의 효율성을 올해 사업목표로 제시한 셈인데 실제 경쟁력 있는 AI를 기반으로 대외 시장 진출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매출 부진에 대한 핑계에 그칠지 지켜볼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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