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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유연근무 다음은? "우린 재량근무도 OK" [스토리팩-제네시스랩⑥]

이건한 기자

사람의 뇌는 단순한 정보보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감정과 기억도 더 오래 각인한다고 합니다. 디지털데일리 테크콘텐츠랩의 ‘스토리팩’은 혁신기업의 기술, 인재, 조직 관련 소식들을 책 한권 읽는 듯한 재미와 구성으로 풀어낸 기업별 연재 기획물입니다. <편집자주>

제네시스랩 조직편(下) – 따뜻한 균형 [스토리팩]
제네시스랩 조직편(下) – 따뜻한 균형 [스토리팩]

#콘텐츠 구성

1. 제네시스랩 아이덴티티

- 1-1. 연봉은 평균 이상, 재량근무도 OK

- 1-2. 안정된 조직 위 안정적인 성장

2. 제네시스랩 챌린지

- 2-1. 선한 영향력이 조직을 이루길

- 2-2. 오늘에 비춰보는 '균형의 가치'

이전 내용은 하단 관련기사 메뉴에 링크된 上편 "제가 1번입니다!" 외침이 부끄럽지 않은 사무실 [스토리팩-제네시스랩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제네시스랩 아이덴티티

1-1. 연봉은 평균 이상, 재량근무도 OK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재량근무제'를 아시나요? 요즘 출퇴근 시간을 개인사정과 스타일에 맞춰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는 익숙해도 재량근무제는 다소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만큼 국내에선 아직 흔치 않고 실험적 측면이 강한 시스템이기 때문인데요. 제네시스랩은 기존 재택근무제와 유연근무제에 이어 최근 개발 및 연구직 등 일부부서를 대상으로 재량근무제 계약을 도입, 새로운 근무환경 혁신 방향을 모색 중입니다.

재량근무제는 근로의 양보다 질과 성과에 따라 보수를 결정합니다. 법적으론 합의한 일정 기간 동안의 총 근무시간을 정하고 1일 근무시간은 자율로 운영하는 근무제로도 설명되죠. 유연근무의 '끝판왕'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모든 업무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개발자나 디자이너처럼 때에 따라 유기적인 연장근무가 요구되면서 업무량보단 성과의 질이 더 중요한 직군에 유리합니다. 제네시스랩과 같은 기술 중심기업도 이에 적합한 형태죠.

하지만 업무시간의 경계가 유연근무보다 모호한 재량근무제는 그간 국내에서 정착되기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회사와 직원 간의 상호신뢰 형성이 선행되어야 잡음 없는 도입이 가능할 텐데요. 제네시스랩은 이런 부분에서 이미 충분한 공감과 합의가 가능한 조직문화를 갖췄기에 큰 무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도입한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도 매끄럽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팀 내 협의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며 유연근무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의 코어타임(집중업무기간)을 제외하면 아침과 저녁 시간을 유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제네시스랩 직원들은 이를 오전 재택 후 오후 출근, 혹은 오전 출근 후 오후 재택 등으로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유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죠. 이처럼 자율도가 높은 다양한 근무형태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입니다. 전망 좋은 '명동성당 뷰 사무실'은 거들뿐이랄까요.

ⓒ 제네시스랩
ⓒ 제네시스랩

또한 근무환경만큼 중요한 건 연봉이죠. 요즘 세대는 과거에 비해 연봉보단 워라밸(일과 일상의 균형)과 동료 만족을 더 추구한다고 하지만, 벌이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동시에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인재를 찾으면서도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 인재영입에 고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면 제네시스랩은 현재 임직원 연봉 수준에 대해 '업계 평균 이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최고는 아닐지라도 직원의 급여 만족도 충족은 회사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는 숙제인 만큼, 앞으로도 현실이 허락하는 선에서 더 높은 연봉 제시에 최선을 다하겠단 계획입니다.

1-2. 안정된 조직 위 안정적인 성장

이처럼 균형과 동반성장을 중시하는 조직문화 아래 회사도 2017년 창업 이래 AI 업계에서 굵직한 이력을 남기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제네시스랩 스토리팩 기술편(①·②)에서 자세히 소개한 대로 2019년 AI 영상면접 솔루션 '뷰인터 HR'이 사업적으로 성공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당시만 해도 AI 면접 자체가 굉장히 생소한 개념이었는데 지금은 LG전자, 현대자동차, 육·해·공군, 서울대학교병원 등 150개에 달하는 주요 기업 및 기관에서 뷰인터HR을 채용절차에 활용하고 있을 만큼 효용을 인정받게 됐습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된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쳐 비대면 채용이 가능한 AI 영상면접은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성장을 거듭한 제네시스랩은 지난해 기준 총원 81명, 5실21팀에 이르는 조직을 갖춘 회사로 거듭났죠.

또한 회사의 사업 영역은 미래의 '생성형 AI 휴먼' 구현을 목표로 두고 점차 관련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초기 제네시스랩 조직은 ▲AI 연구실 ▲HR사업실 등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AI 기반 인터랙티브 영상 콘텐츠 플랫폼 ‘쥬씨(ZUICY)’를 개발·운영하는 ZUICY 사업실이 추가되면서 다양한 기술 연구 및 신규 먹거리 확보 노력이 보다 활발해진 모습입니다.

닥터리슨 앱 소개 이미지 (ⓒ 제네시스랩)
닥터리슨 앱 소개 이미지 (ⓒ 제네시스랩)

더불어 서울대병원과 협업해 만든 AI 기반 마음 자가평가앱 '닥터리슨(Dr.Listen)'은 좋은 성능에도 비롯하고 당장의 매출 실현보단 사회공헌 활동에 활용하는 방안으로 운영 중인 것이 눈에 띕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또 하나의 가치인 '선한 영향력'을 외부로도 가져가기 위한 의지 중 하나인데요. ▲층간소음 피해 시민 모임 ▲전국 특수 교사 노조 ▲소방가족 희망나눔 재단을 비롯해 올해는 마음의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도 닥터리슨을 무료로 기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 제네시스랩 챌린지

2-1. 선한 영향력이 조직을 이루길

제네시스랩 이영복 대표는 조직 경영 목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멤버 모두가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고, 그로써 직원과 회사 모두가 하나로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각자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모두가 함께하고 싶은 조직, 오늘보다 더 나은 조직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이를 들어보면 조직을 이야기하지만 그 첫발은 개인의 선한 영향력 행사에서 시작된다고 보는 시각이 인상적이죠. 또한 앞서 소개된 제네시스랩의 여러 인적·조직적 특징과 에피소드들에도 개인의 만족은 회사가 놓치지 않는 요소였는데요. 직원이 먼저 만족해야 회사를 위해서도 자발적으로 나설 것이란 믿음, 그에 필요한 마음과 환경은 회사가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자신과 같은 C레벨(CEO, CAIO 등 경영진) 리더 앞에서도 목소리를 낮추지 말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직급과 호칭을 없앤 ‘님 문화’를 도입했고, 평등한 소통 문화 조성을 위해 모두가 대표에게도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도록 한 거죠.

더불어 시간이 부족해도 동료 간 의사소통과 사안 논의에는 시간을 아끼지 않는 문화를 발전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上편 도입부에 소개된 ‘1번 외침’ 문화의 정착도 그 상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대신 불필요한 소통은 지양합니다. 예컨대 회의는 최대한 짧게, 목적 중심의 결과를 먼저 도출한 뒤 그것을 실행하고 추적하는데 중점을 두는 거죠. 습관적이고 무의미한 회의를 없애기 위함입니다.

또 매월 1회 전사 타운홀 미팅에서 팀별 상황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구합니다. 고충처리 채널은 말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익명의견을 취합하고요. 이영복 대표는 “이런 일련의 소통 과정들이 곧 제네시스랩의 의사결정 근거이자 힘”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네시스랩 이영복 대표 (ⓒ 제네시스랩)
제네시스랩 이영복 대표 (ⓒ 제네시스랩)

2-2. 오늘에 비춰보는 '균형의 가치'

균형이란 참 흔하고 좋은 단어면서 막상 지키는 건 어려운 개념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특히 안팎의 수많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회사 조직에선 더 쉽지 않죠. 누군가의 일방적 양보와 희생이 균형으로 포장되기도 합니다. 안타깝지만 애초에 조직 균형에 진지한 고민과 힘을 쏟는 회사가 흔치 않기도 합니다. 오늘날 회사에 대한 애정보단 부품처럼 소비되는 현실에 대한 회의감, 무너진 워라밸 속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아가 이런 소모적 노동을 당연하게 보는 조직문화는 요즘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개인화'를 더욱 자극합니다. 그러나 개인이 조직에 눈을 두지 않는 이상 단결된 조직과 시너지 창출 등의 이상향은 기대하기 더욱 어렵겠죠. 이 대표가 말한 ‘선한 영향력이 만드는 조직’에 대한 필요와 실현 노력의 의미가 더 깊이 다가오는 대목입니다.

또한 이런 시대상 가운데 조직 균형과 동반성장에 중점을 두고 운영해 나가는 제네시스랩의 사례는 분명 많은 회사 운영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제네시스랩도 완벽할 순 없겠지요. 그러나 작은 스타트업 조직의 성장 단계에서부터 확립한 균형의 가치는 이후 회사가 더욱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흔들림을 막아줄 견고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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