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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차입금 급증한 롯데정보통신, 日 미즈호은행 대출 연장에 촉각… 유상증자 가능성은?

권하영 기자
롯데정보통신 사옥 [ⓒ롯데정보통신]
롯데정보통신 사옥 [ⓒ롯데정보통신]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롯데그룹 IT서비스 회사인 롯데정보통신의 최근 차입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인데, 그동안 저금리로 빌렸던 일본 미즈호 은행 차입금 400억원에 대한 상환이 1년 안으로 다가온 탓이 크다. 전기차·자율주행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 확장으로 돈 쓸 곳이 많아진 상황인 만큼, 유동성 관리 측면에선 좋지 않은 신호다.

20일 롯데정보통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은 570억8707만원으로, 전년(196억4392만원)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총차입금 대비 비중은 17.9%에서 39.7%로 상승했다.

이러한 단기성차입금 증가는 지난해 유동성장기차입금이 431억2307만원으로 전년(129억8400만원) 대비 3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롯데정보통신이 일본 미즈호 은행으로부터 빌린 장기차입금 총 400억원이 지난해 유동성장기차입금으로 전환된 것이 주효했다.

상환 만기가 12개월을 초과하는 장기차입금은 비유동부채에 해당하지만, 시간이 지나 잔여 만기가 1년 이내가 된 경우에는 ‘유동성장기차입금’으로 재분류되고 이는 유동부채가 된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 등 유동부채에 해당하는 단기성차입금이 늘어나면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 상황에서는 기업에게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롯데정보통신의 미즈호 은행 장기차입금 400억원은 200억원씩 각각 1.79%·2.35%라는 매우 저렴한 금리로 조달된 것이기 때문에, 같은 조건으로 만기 연장이 쉽지 않을뿐더러 특히 국내 다른 은행에서 신규 차입시에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4%대에서 많게는 7% 후반대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실제로 롯데정보통신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재 단기차입금중 국민은행 IP담보대출로 조달한 50억원의 대출금리는 연 6.35%, 우리은행 일반대출로 조달한 50억원은 연 5.29% 조건으로 미즈호은행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럴 경우,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유상증자 또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데, 기업의 입장에선 가장 부담이 없는 형태가 유상증자이다. 그러나 신주물량이 많아질 경우 주가가 희석되기때문에 주가에는 악재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롯데정보통신 로고 [ⓒ롯데정보통신]
롯데정보통신 로고 [ⓒ롯데정보통신]

이같은 가능성에 대해 롯데정보통신은 그러나 차입 부담 해소를 위한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만기 연장 또는 신규 차입에 대한 결정은 추후 이율에 따라 판단하게 될 것”이라면서 “회사의 연초 현금자산은 900억원으로 차입 상환에 문제가 없으며 대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차입금을 차환 또는 상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롯데정보통신이 최근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면서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등으로 상당한 리소스를 투입하고 있는 시기라는 점이다. 롯데정보통신은 그동안 롯데 그룹사를 주 고객으로 시스템통합(SI) 사업에 주력해오면서 내부거래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외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던 차다.

실제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2021년 메타버스 전문회사 칼리버스를 120억원에 인수했고, 2022년 전기차 충전 제조업체 이브이시스도 690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회사 목적에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유상운송 사업’을 추가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으로, 자율주행 관련 사업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당한 투자가 진행돼 왔거나 앞으로도 진행될 예정이지만,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들은 아직 매출 비중이 미미하거나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수준이다. 신사업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투자 원천인 차입금이 단기화되고 있다는 것은 재무개선 압박에 놓임과 동시에 결국 사업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편, 롯데정보통신의 부채비율은 2021년 73.14%, 2022년 92.08%에서 2023년 109.3%로 100%를 초과했고, 유동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48.68%, 61.20%, 77.87%로 갈수록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가 표준비율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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