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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통·장] "지속성장 믿어봐"…박용관 오이솔루션 대표의 빛 바랜 약속

채성오 기자

네트워크 통·장은 국내외 통신장비 업체의 근황 및 비전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는 통장 잔고처럼 네트워크업계 통신장비(통·장) 업체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박용관 오이솔루션 대표 약력. [ⓒ 오이솔루션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박용관 오이솔루션 대표 약력. [ⓒ 오이솔루션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지속성장 가능성을 갖춘 오이솔루션의 투자매력도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

이는 지난 2014년 박용관 오이솔루션 대표가 상장을 위한 공모를 추진하며 꺼낸 말이다. 지속성장 가능성을 강조한 박용관 대표의 말처럼 오이솔루션은 2014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래 성장세를 이어가다 2019년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만 놓고 보면 박용관 대표가 10년 전 강조한 '지속성장'과 '투자매력도'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5G 수혜 반짝…4년째 내리막길

2014년 상장에 성공한 오이솔루션은 그 해 719억원의 매출과 1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년 만인 2015년 연간 매출 594억원과 영업이익 5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 2017년 들어 상장 이래 첫 적자전환한 오이솔루션은 5G 관련 투자·수주 확대의 영향으로 이듬해인 2018년 8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로 전환하기에 이른다. 해당 시기 오이솔루션은 흑자전환에 성공해 2억3379만원의 영업이익까지 남겼다.

오이솔루션의 성장세는 2019년까지 이어졌다. 이는 전략 제품인 광트랜시버 등 광통신용 모듈의 판매 확대가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광트랜시버는 광 송신기를 뜻하는 트랜스미터와 수신기(리시버)를 더한 개념으로, 대용량 라우터나 스위치 같은 광통신 장치에서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바꾸는 한편 송신된 광신호를 받아 다시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모듈이다.

오이솔루션 연간 실적 추이. [ⓒ 디지털데일리]
오이솔루션 연간 실적 추이. [ⓒ 디지털데일리]


특히 2019년에는 국내 5G 네트워크 투자로 인해 오이솔루션의 고부가가치 5G용 트랜시버(10Gbps, 25Gbps)판매가 확대되며 매출과 수익성 향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오이솔루션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보면 국내가 83%로 미국(9%), 유럽(4%), 일본(2%), 기타 지역(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1년 전만해도 미국 매출이 54%였던 점을 감안하면, 5G 이동통신 활성화가 오이솔루션의 상승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1년 만인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의 영향으로 오이솔루션은 직격타를 맞게 된다. 주요 매출 품목이었던 5G용 트랜시버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며 오이솔루션은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0.9%와 87.4% 감소했다. 5G 광통신용 모듈 판매가 줄면서 국내 매출 비중도 56%까지 감소했다.

2021년에도 오이솔루션의 하락세는 계속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이 장기화됨에 따라 반도체 수급 이슈 등으로 인해 국내외 5G 인프라 투자 감소 및 지연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해당 시기 오이솔루션은 매출 987억원, 영업이익 17억원, 당기순이익 1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와 77.4% 감소한 수치다.

5G 인프라 투자 감소 및 지연 현상이 이어지며 오이솔루션은 2022년 들어 적자전환하기에 이른다. 지난해의 경우, 5G 성숙기에 따른 관련 투자 급감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40.2% 감소한 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38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됐다.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78% 가량 줄어든 셈이다.

일각에서는 오이솔루션이 광통신용 모듈 유통·판매에 집중된 사업 의존도가 수익성 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2019년 당시 오이솔루션의 매출 비중은 광통신용 모듈이 99.95%를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았다. 지난해 기준 오이솔루션은 광통신용 모듈 매출 비중은 95.8%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사라진 투자매력도…4년 새 주가 80%↓

박용관 대표가 언급한 오이솔루션의 '투자매력도'도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

이는 주가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는데, 2020년 8월 7일 주당 7만2500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던 오이솔루션의 주가는 2년여 년 만인 2021년 6월 4만8000원선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오이솔루션의 주가는 실적을 반영하듯 꾸준히 하락세를 거듭했고 지난해 11월 1만144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올해 들어 오이솔루션의 주가는 1만7000원선에서 출발했으나 지난 20일 1만2540원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주주친화정책이나 주가 부양 계획도 제시하지 않아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오이솔루션의 소액주주 비율은 전체 지분의 70.3%에 달한다.

2019년 주당 400원이었던 현금배당도 지난해 주당 100원 규모로 줄었다. 2022년부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가 일반주주보다 적게 받는 형태의 차등배당을 적용했던 오이솔루션은 지난해 기준 일반주주에게만 주당 1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현금배당수익률은 0.8%다.

다만, 오이솔루션은 지난 22일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의결하면서 신사업 발굴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이솔루션은 정관 변경을 통해 ▲반도체 및 관련제품의 개발, 제조 및 판매업 ▲의료기기 개발, 제조 및 판매업 ▲산업용, 모빌리티용 및 인프라용 레이더, 라이다 센서 개발, 제조 및 판매업 ▲산업용, 모빌리티용 및 인프라용 광학 센서 개발, 제조 및 판매업 ▲정밀광학용 기기 및 부품의 개발, 제조 및 판매업 ▲이차전지 관련 장비 및 부품의 개발, 제조 및 판매업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통신장비업체는 5.5G(5G 어드밴스드)나 6G 관련 신규 투자 및 계약 소식을 통해 주가 반등이 이뤄지기도 한다"며 "관련 수주를 받기까지 테스트 등 장기간의 검증 기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 내 매출 증대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미리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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