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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정치·측근 얼마나 많길래?…김영섭호 KT, '낙하산 논란' 재점화

채성오 기자
KT 새 노조가 검찰·정치권·측근 인사로 분류한 KT 고위 임원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용복 KT 법무실장, 김후곤 KT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 허태원 KT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 추의정 KT 감사실장,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임현규 KT 경영지원부문장. [ⓒ KT, KT스카이라이프, 로백스]
KT 새 노조가 검찰·정치권·측근 인사로 분류한 KT 고위 임원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용복 KT 법무실장, 김후곤 KT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 허태원 KT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 추의정 KT 감사실장,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임현규 KT 경영지원부문장. [ⓒ KT, KT스카이라이프, 로백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KT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는 최근 열린 KT 정기주주총회에서 KT 새 노조 측이 추가적인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제기하며 불거졌다.

지난해 8월 김영섭 대표 취임 후 진행된 인사 중 검찰·정치권 고위 임원이 대거 합류된 데다, LG CNS 대표이사 재직 당시 측근을 불러들였다는 의혹까지 수면 위로 부상한 모습이다.

지난 28일 KT 새 노조 측은 KT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된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하산 인사 추가 영입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김미영 KT 새 노조 위원장은 "KT의 혁신을 막는 낙하산 인사가 4월 총선 전후로 더 내려 꽂힌다는 소문이 난무하다"며 "경영진과 이사회는 제대로 된 인사 검증을 해 KT 내부에도 우수 인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KT 새 노조가 이런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지난해 8월 김영섭 대표가 취임한 이후 검찰·정치권 출신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다수 영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영섭 대표가 취임한 이후 검찰 출신 고위직 임원 4명이 KT 임원으로 내정됐고, 정치권에 몸 담았던 인사도 KT그룹 및 계열사 임원으로 배치됐다.

먼저 검찰 출신으로는 ▲허태원 KT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 ▲이용복 법무실장(부사장) ▲추의정 감사실장(전무) ▲김후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 등이 있다.

허태원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부산지검 등을 거친 인물로 2012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재직한 이후 법무법인 율정 및 아인에서 대표 변호사를 지냈다.

이용복 법무실장은 사법연수원 18기로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친 검사 출신 인사이며 추의정 전무의 경우 2006년 검사로 임관한 이후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춘천지검, 인천지검 등을 거쳐 KT 입사 이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로 재직했다.

'검찰통'으로 불리는 김후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은 1996년 서울지검북부지청 검사로 재직한 이후 2020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장에 올랐다. 2022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냈던 김후곤 위원장은 같은 해 법무법인 로백스로 적을 옮겨 대표 변호사를 지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시절 방통위에서 파견근무를 하기도 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022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KT·LG유플러스의 28㎓ 5G 주파수 할당 취소 최종 처분 전 통신사업자 의견 청취를 위한 청문 주재자로 선임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KT는) 법조인 출신들을 영입했지만 통상적으로 판사 출신을 중심으로 두어명 균형있게 구성했었다"며 "이번처럼 사내 법무 관련 조직에 검사출신들로만 대거 채워진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정치권 인사도 KT그룹과 계열사에 각각 포진됐다. 지난해 11월 임명된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정책 특보(홍보단장)를 지낸 인물로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5개월을 받은 바 있다.

KT의 주요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에도 정치권 인사가 내려왔다. 지난 28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임명된 최영범 대표는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를 거쳐 SBS 보도본부장, 효성그룹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을 지낸 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측근 인사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용복 법무실장(부사장),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과 함께 영입된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전무)은 김영섭 대표가 LG CNS 대표로 재직하던 시기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KT에 검찰 출신이나 정치권 인사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다음달 10일 진행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이후에도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는 모습이다.

KT 정기주총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주주는 주총 현장에서 김영섭 대표에게 "검찰·정치권 출신 인사를 외부에서 대거 영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4월 총선을 전후해 또 검찰 출신 외부 낙하산이 내려올 수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김영섭 대표는 해당 논란에 대해 "4월 총선 전후로 정치권이나 검찰 인사가 내려온다는 이야기는 여기에서 처음 듣는다"며 "정치권이 누가 왔는진 잘 모르겠지만 정치권 출신이라 영입한 사람은 제 가슴에 손을 얹고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보직에 영입한 사람들은 KT의 여러가지 문제에 합리적으로 대응하면서 전문성이 탁월하고 경험 많은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모시고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새 노조 측은 KT의 낙하산 인사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미영 KT 새 노조 위원장은 디지털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영섭 대표가 주총 현장에서 검찰 출신들을 삼고초려해서 모셨다고 하는데 KT가 범죄 집단도 아니고 검찰 특수통까지 영입할 이유가 어디 있나"고 반문하며 "지금까지 KT 인사를 보면 낙하산 인사가 많았는데 이번 총선 이후 선거에서 패해 의원직을 상실한 인물들이 자신의 기반을 잡기 위해 KT로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우려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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