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고부가 제품 확대…삼성전기·LG이노텍 실적 회복세 '순풍'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삼성전기, LG이노텍 양대 전자부품 기업이 조용한 반등을 꿈꾸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시장 매출 확대를 통해서다. 이와 관련 1분기 실적이 소폭 회복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는 모습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조4012억원, 영업이익 168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영업이익은 20.5%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배경에는 갤럭시S24 판매 호조가 있다. 삼성전자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가 신기능 탑재로 수요가 늘면서 고성능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카메라모듈의 공급 비중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밖에 중국 샤오미, 화웨이 등의 AI폰 출시에 따른 공급 확대 등도 삼성전기의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의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4조4897억원, 영업이익 132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고 영업이익은 9%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이 전자부품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 애플 아이폰의 중국 시장 내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감소로 전년보다 부진한 실적이 예상됐다. 다만 애플향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 탑재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하면서 예상 대비 수익성을 방어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IT 전방산업 수요 약화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에 따른 카메라모듈 판매량 감소, 신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기판 사업의 위축도 영향을 줬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PC·스마트폰 내 온디바이스(On-device) AI 열풍과 시장 수요 반등 가능성 등으로 종전 대비 실적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되는 기업은 삼성전기다. 전년 높았던 MLCC 재고가 낮아진 가운데, AI폰 출시로 고성능 MLCC 탑재량이 늘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카메라모듈 역시 1분기 갤럭시S24, 하반기 갤럭시Z 폴드·플립 및 중국 고객사향 제품 공급에 따른 성장세가 예견되고 있다. 올해 양산될 신규 전장용 카메라모듈이 성과를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판 사업부의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AI 수요 증가로 PC·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자동차 등 전 영역 내 고부가 기판 수요가 높아진 덕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FC-BGA는 AI가 기회 요인"이라며 "AI용 FC-BGA를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기존 주력해 온 애플향 카메라모듈에서 성과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공급한 폴디드줌 카메라모듈 비중이 확대되고, 공급망 내 입지가 커지면서 아이폰16 등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밖에 자율주행 센싱용 카메라모듈 등 전장 제품을 전사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이 지켜볼 대목이다.
업계는 양사의 높아지는 실적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같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IT, 스마트폰 등 주력 시장 수요가 일부 회복했으나 성장 가능성이 낮고, 장기화된 경기 침체 여파가 이어지는 등 대외적 불안요소가 여전한 탓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1조원 돌파가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8325억원이며, LG이노텍은 902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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