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글로벌 K-SW] SaaS 사업 본궤도 오른 야놀자, 해외진출 SW 선봉장 서나

이안나 기자

인공지능(AI)이 본격 산업화되면서 ICT 중심 수출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이에 정부와 산업계는 올해 국내 소프트웨어(SW) 해외 진출을 중점과제로 삼았다. 글로벌 SW 시장에서 국내 비중이 1~2%에 불과하단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에 해외 진출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디지털데일리는 SW기업 해외 진출 현황과 한계를 짚어보고, 올해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사안을 검토·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부문 공동대표 [ⓒ인터파크]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부문 공동대표 [ⓒ인터파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그간 국내 수출산업은 주로 반도체·디스플레이·선박·기계 등 제조업 기반으로 이뤄졌다. 제조업에 치우친 국내 수출시장은 최근 몇 년간 정체기를 겪어야 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전 세계적 업황 부진으로 제조업 성장 동력이 약화되면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올해 경기회복과 함께 국내 수출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나오지만, 수출 다변화는 어느 때보다 큰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국가 간 정세나 세계 경제 변동성 등에 취약한 제조업 기반 수출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수출 시장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건 소프트웨어(SW)다. 전 세계적 디지털전환(DX)과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이 잠재성을 더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 SW 해외수출 수요는 높은 편이지만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낸 기업은 손에 꼽는다. 이 가운데 야놀자는 해외에서 인지도와 파트너사를 차곡차곡 쌓으며 SW 해외진출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조용히 수행하고 있다. 야놀자는 여행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플랫폼 중개수수료 기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9년부터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을 본격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667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이다. 전년대비 매출은 27% 증가, 영업이익은 88% 감소했다. 연결기준 실적으론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 부문만 살펴보면 지난해 3~4분기 큰 폭의 매출 성장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야놀자클라우드 지난해 실적을 보면 하반기부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클라우드 부문 지난해 1, 2분기 매출은 284억원, 3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56%, 20% 상승했다. 하반기부턴 성장세가 급격히 커졌다. 같은 해 3분기 매출은 628억원, 4분기 54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9.7%, 86% 상승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몸집을 키우는 데 더해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야놀자클라우드는 2020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사업진출 이후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92억원 영업이익을 냈고, 4분기 역시 105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실상 야놀자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흑자를 기록하며 방어에 성공한 건 클라우드 사업 부문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다.

[ⓒ 야놀자]
[ⓒ 야놀자]

특히 야놀자클라우드 성장과 흑자전환이 유의미한 건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이 대부분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야놀자는 현재 200여개국 대상으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수출·공급 중이다. 이지테크노시스(현 야놀자클라우드솔루션), 산하정보기술을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 솔루션을 수출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현재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제품 중 핵심 제품인 자산관리시스템(PMS) 뿐 아니라 채널관리시스템(CMS), 인터넷부킹엔진(IBE) 등 전 제품을 글로벌 향으로 판매한다. 시장 잠재성도 충분하다. 글로벌 솔루션 시장은 구축형(온프레미스) 중심 기존 시장에서 SaaS 기반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대체되고 있다. AMA리서치 등에 따르면 야놀자가 주력하는 글로벌 PMS 시장은 2022년 1조원에서 2027년 1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다.

지난해 기준 야놀자 전체 매출에서 클라우드 부문은 22.6%로 아직 플랫폼(야놀자 49%+인터파크트리플34%)보단 비중이 작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야놀자는 클라우드와 플랫폼 매출 비중을 50대50 수준으로 만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올해 야놀자는 해외에서 SaaS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는 데 속도를 낸다. 작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올해 수익성까지 확보한 야놀자클라우드 올해 실적이 주목되는 이유다. 최근 야놀자가 기업 아이덴티티(CI)를 개편한 이유 역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 일환이다.

야놀자는 전세계 확산한 클라우드 환경에서 SW를 수출해 외화를 확보하는 데서 나아가 글로벌 여행 트렌드 데이터를 확보해 데이터 주권을 확립하려는 계획이다. 글로벌 여행 시장 디지털 전환과 연결로 누구나 한국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는 정부 협업과도 연결될 수 있다. 지난해 야놀자는 윤석열 대통령 아랍에미리트 순방에 동행해 현지 기업들과 소통하고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야놀자 측은 “클라우드를 통해 SW를 수출하는 만큼 글로벌 확장에 한계가 적어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며 “모듈형태 솔루션을 구독방식으로 제공해 합리적 비용으로 공급하고 있고, 고객 니즈에 따라 자체 솔루션을 연결해 손쉽게 디지털 전환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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