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하이-NA EUV 내년 ‘인텔14A’부터 투입…TSMC·삼성전자 ‘신속추격’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하이-NA EUV(고개구율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도입, 올해말 완전 가동을 목표로 내년부터 차세대 ‘인텔14A’ 공정을 위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밝혔다. 인텔14A 상용화는 2027년을 내다보고 있다. 하이-NA EUV 장비는 1나노미터(nm) 공정 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함에 따라 인텔이 2030년까지 삼성전자 등을 제치고 파운드리 기업 2위 자리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NA EUV는 말 그대로 개구율을 높여 초고해상도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를 말한다. 1나노미터의 미세 공정에 쓰일 수 있어 공정의 복잡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여긴다. 다만 장비 가격이 비싸고 그에 따른 기술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회절 한계를 높이고 수율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따라서 장비를 도입했다고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생산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인텔은 지난해말 미국 오레곤 주 힐스보로 D1X 팹에 ASML로부터 ‘트윈스캔 EXE:5000’ 노광장비를 들여왔다. 이 장비를 위해 인텔은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 중인 상황이다. 이 곳은 인텔이 캘리포니아 지역을 벗어나 1976년 세운 첫 파운드리로 그간 차세대 공정 기술을 연구한 지역이기도 하다. 하이-NA 장비는 대당 약 4천억달러에 육박하며, ASML로부터 인계받은 첫번째 파운드리가 바로 인텔이다.
인텔은 이 장비를 통해 ‘인텔14A’ 공정을 실현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지난 15일 글로벌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 브리핑에 나선 마크 필립스 인텔 펠로우는 “인텔은 올해말부터 완전히 가동돼 실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첫번째 사용은 오는 2025년 시작될 인텔14A 프로세스 기술 개발이 될 것”이라며, “인텔14A 노드가 출시될 정확한 날짜는 제공하기 어려우나 정상적인 풀 노드 타이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사진은 제시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2월 21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제1회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4년내 5개공정 실현 이후 로드맵과 관련해 오는 2027년 하이-NA EUV를 적용한 ‘인텔14A’ 공정을 세계 최초로 실현하겠다는 장표를 제시했다. 또한 인텔은 2년마다 새로운 노드를 발표할 계획이며, 그 과정에서 노드 진화를 포함해 고객이 인텔의 선도적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의 로드맵 실현은 과거 사례에 비췄을 때 긍정적으로 읽힌다. 팻 겔싱어 CEO가 복귀한 이후 인텔은 4년내 5개공정 계획을 실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인텔7 공정을 시작으로 EUV가 첫 도입된 인텔4 공정에 이어 올해 인텔18A 상용을 앞두고 있다. 인텔은 인텔18A와 인텔16 및 인텔3 등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고객을 확보했으며, 특히 지난해 인텔18A 공정 4개 거래처가 이미 선금을 납입했다고 밝혔다.
실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지난 2월 인텔 행사에 등장해 “우리는 모든 개별 조직과 업계 전체의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변혁할 매우 중요한 플랫폼 전환의 한 가운데에 있다.”며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신뢰할만한 최첨단, 고성능, 고품질 반도체 공급망을 필요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텔과 협력하는 이유이며, 인텔 18A 공정 기반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기로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인텔의 행보는 앞서 삼성전자가 하이-NA EUV 도입을 2027년 고려하고 있다는 시점보다 약 2년 가량 앞선다. TSMC를 쫓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인텔의 신속한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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