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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용 OLED' 미래는…견해 다른 '양대 디스플레이'[소부장디과장]

배태용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삼성디스플레이]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바이스 침투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태블릿, 모니터 등에 쓰이는 IT 패널에 관련해 디스플레이 업체별로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앞으로 빠르게 침투할 것이라 본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은 중대형 패널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 투자를 늘리지만, LG디스플레이는 당장은 소형 패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략 자체가 다른 가운데 향후 누가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현재 OLED 시장은 소형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OLED를 적극 적용하며 점유율을 넓혀왔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소형 OLED 패널이 사용되는 지난해 스마트폰 OLED 침투율은 50%를 넘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노트북,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중형 OLED 침투율은 2%, TV 등에 들어가는 대형 패널 침투율은 3.7% 수준에 불과하다.

중대형 OLED 패널 침투율이 낮았던 것은 높은 가격과 낮은 수명, 고전력 등이 요인이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LCD 저가 공세로 판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세트 업체들은 굳이 비싼 OLED 전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엔 OLED 생산 효율화를 비롯해 전력, 무게 등 측면에서도 크게 발전하며 선호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형 패널이 들어가는 IT 제품에 관한 기대감이 높은데, 태블릿 PC 및 노트북, 모니터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서다.

옴디아는 현재 2% 수준인 IT 제품 시장 OLED 침투율이 2028년 14%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연도별 전 세계 IT 제품 OLED 출하량은 2022년 950만대에서 2023년 710만대로 줄어든 뒤 올해 1720만대로 뛰고, 2028년에는 723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2028년 IT 제품 OLED 출하량이 7230만대를 기록하면 이 같은 침투율을 달성할 것이란 것이다. 다만, 반대 의견도 있다. 일부 디스플레이 학자 등은 OLED는 여전히 LCD에 비해 가격이 높고, 잔상 현상 짧은 수명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있어 침투가 생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가운데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각각 다른 견해를 갖고 IT용 OLED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BOE는 IT OLED 시장 성장에 베팅, 관련 투자를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현재 IT용 OLED 패널은 6세대(1500mmx1850mm) 라인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는데, 이를 8.6세대(2290mmx2620mm)으로 업그레이드해 생산 효율성을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디스플레이]

OLED나 LCD는 등 디스플레이는 큰 마더글라스(유리기판)를 쪼개어 제작되는데 이 마더글라스가 크면 클 수록, 더 효율적으로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다. 다만, 8.6세대 라인 형성에는 추가적인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IT OLED 시장이 확장되지 않을 시엔 도리어 재고를 많이 쌓아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IT OLED 분야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연간 노트북 패널 1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한다는 게 핵심이다. 올해는 충남 아산 캠퍼스에서 8.6세대 IT OLED 라인 구축 작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A6 라인 설비 반입식'을 열었다. 신규 설비 내 클린룸 공사를 마무리하고, OLED 유기 재료를 디스플레이 화소로 만드는 증착기도 반입했다.

중국 BOE의 경우, 지난해 12월 8.6세대 OLED 구축에 630억위안(11조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캐논토키와 선익시스템 8.6세대 증착기 중 어떤 것을 들일 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기존 6세대의 생산량을 확대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IT OLED 수요가 확대될 지에 관해 신중론을 택한 것이다. 최근 1조2925억원을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이중 4000억원 정도를 6세대 OLED 생산 효율화 등에 사용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용 OLED 시장이 커지기 위해선 결국은 OLED 단가를 어떻게 낮추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라며 "이 같은 시장 흐름에 편승함과 동시에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8.6세대 투자에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아직 미온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IT OLED 시장 불확실성과 더불어 회사 실적 등도 연관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IT OLED 시장 확장이 가속화되는 등 움직임이 보일 경우, 적기에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8.6세대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라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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