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 IT용 OLED, 노트북이 수요 이끌까 [소부장디과장]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디스플레이 업계가 IT 시장 수요 증가에 따른 OLED 패널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능 탑재·교체수요 시기 도래 등이 기대되는 노트북이 IT 수요 상승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IT용 OLED 시장 매출은 올해 25억3400만달러에서 2029년 89억1300만달러(11조8900억원)로 연평균 28.6%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IT 패널 시장 내 OLED 침투율은 2029년 37.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T용 OLED 패널은 태블릿PC·게이밍 모니터·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중형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스마트폰 등 소형 패널 대비 크기가 커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손꼽힌다. 현재 6세대(1500mmx1850mm) 라인에서 주로 IT용 패널이 생산되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는 8.6세대(2290mm×2620mm) 라인이 주력 IT용 패널 생산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OLED 패널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채택되며 소형 패널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지만, IT용 패널 시장에서는 그 영향력이 미비하다. 지난 2022년 기준 IT용 패널 시장 내 OLED 침투율은 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OLED 패널이 IT 시장에서 힘쓰지 못한 이유는 높은 가격과 낮은 수명 때문이었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LCD 판가가 떨어지면서 OLED 패널과 가격 차이가 벌어졌고, 세트 업체가 OLED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침투율이 저조했다. 하지만 최근 업황 둔화로 LCD-OLED 간 가격 차가 좁혀지고, OLED 패널의 수명 특성 개선·높은 저전력 효율·가벼운 무게 등 매력도가 높아지며 선호도가 올라가게 됐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이다. 애플은 올해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를 내놓는 한편, 2026년 부터 맥북에도 OLED 패널을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탑재될 아이패드용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대부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노트북이 IT용 OLED 패널 확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블릿PC는 애플 점유율이 높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어렵지만, 노트북에서는 OEM 간 경쟁 구도가 치열하다. 저전력·휴대성 등 OLED 패널 강점이 각 OEM의 프리미엄 라인업을 차별화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기 쉽다는 관측도 있다.
올해가 노트북용 패널을 OLE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OLED 패널 가격이 낮아진 데다, 생성형 AI 기능 탑재 및 노트북 교체 시기 도래에 따라 일부 수요가 살아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13일 'KDC 2024' 컨퍼런스 연사로 나선 박진한 옴디아 이사는 "IT 분야 중에서는 노트북이 가장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박 이사는 "코로나19바이러스(2020년~2021년) 당시 특수를 누렸던 (노트북) 교체 수요가 4~5년 안에 돌아오는 걸 고려하면, 2025년까지 1년 가량 남은 것"이라며 "특히 AI PC 침투율이 3년 뒤에 60~70%까지 도달하리란 걸 고려하면, OLED 패널도 그에 따른 수혜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1년 뒤 중단되는 윈도우10(Windows 10)에 대한 지원도 수요를 촉진하는 요소"라며 "빠르면 올해 상반기, 늦으면 하반기에 교체 수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에 불과했던 IT용 OLED 침투율은 올해 4%, 향후 2030년 16%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트북을 중심으로 한 IT OLED 패널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국내 양대 패널 업체들도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까지 6세대 라인으로 IT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지난해 투자를 시작한 8.6세대 라인을 2026년까지 가동할 계획을 세웠다. 8.6세대 라인이 원장(Motherglass) 크기 확대로 생산성이 향상되는 만큼, 이를 빠르게 도입해 IT 패널 생산 경제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LG디스플레이는 당장 8.6세대 라인으로 전환하기보다 기존 6세대의 생산량을 확대해 대응한다. 이를 위해 이달 4일 1조2925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하고, 이중 4000억원을 OLED 생산라인 시설투자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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