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렌탈vs구독] ③가전 양판도 렌탈 확대 가능성 有…당장은 가격과 제품 선택권으로 승부수

옥송이 기자

최근 가전 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AI 가전 타이틀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렌탈 사업에서 장외경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가전 구독이란 이름으로 렌탈 사업을 펼치는 LG전자에 뒤이어 삼성전자도 가전 구독을 준비 중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는 회복이 불투명한 가전 업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타개책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2% 하락한 바 있다. 가전 업계가 제품 판매에서 나아가 관리의 영역에서 맞붙게 되면서, 기존 렌탈 및 가전 양판 업계도 영향을 받게 됐다. 가전 구독이 불러온 관련 업계 지각 변동을 살핀다. <편집자주>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모델이 제품을 살피는 모습. [ⓒ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모델이 제품을 살피는 모습. [ⓒ롯데하이마트]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최근 가전 양판 업계는 수익 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렌탈도 그중 하나다. LG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가전 구독 사업에 뛰어들면서 렌탈 사업군 자체가 확대될 경우, 가전 양판 업계 역시 렌탈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1.4% 하락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다. 그중 가전제품은 주요 감소 품목에 해당했다. 고금리에 따른 소비 침체 영향이다.

이에 가전 양판 업계는 기존 소매점 위주의 판매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경우, 수익성에 따라 점포를 줄이는 한편 영업을 유지하는 매장에 대해서는 리뉴얼을 진행해 소비자를 매장으로 유입시키는 전략을 펼친다. 비대면 측면으로는 온라인과 렌탈 사업을 병행하는 식이다.

가전 양판점 업계가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렌탈 품목은 정수기·식기세척기·전기레인지·공기청정기·안마의자·비데 등 전통 렌탈 품목부터 TV및 영상가전·냉장고 대형 가전에 이른다.

가전양판 업계에 있어 주력 사업군은 아니나, 꾸준히 진행해왔기에 상황에 따라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재 홈페이지 기준 롯데하이마트의 렌탈 가능 상품은 약 130여개, 전자랜드는 100여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전 양판 업계에서도 렌탈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가전 업체들이 구독 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렌탈업 자체가 커진다면, 가전 양판점들도 렌탈 사업을 늘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가 이미 몇 해 전부터 렌탈 사업을 펼쳐왔지만, 기존 가전 양판 업계가 렌탈 확대를 고려할 정도로 영향을 주진 않았다. 따라서 당장 렌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삼성전자의 가전 구독이 어떤 모습일지, 또 관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전 업계발 렌탈 확대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기존 가전 양판 업계의 장점을 지속 어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것이 무이자 할부 등 가격적인 메리트다. 제품과 카드사 프로모션 등에 따라 조건이 상이하나, 가전 양판 업계에서는 최장 36개월의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의 장점은 장기간 제품을 관리받는 것으로, 초기 비용은 적게 들지만 총비용으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면서 "가전 양판점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별도의 방문 관리 서비스는 없지만, 무이자 할부 등으로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이에 따라 가격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가전 양판점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전 양판점 한 곳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선택권 측면에서도 이점임을 강조했다. LG전자나 삼성전자의 가전 구독은 자사 브랜드만을 택할 수 있지만, 가전 양판점은 폭넓은 비교와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소비자들에 있어 가전제품 구매 선택지가 넓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제품 관리를 비롯해 연계된 서비스를 받고자 한다면 렌탈·구독을 택할 것이고, 한 곳에서 여러 브랜드 제품을 구매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길 원하는 소비자는 가전 양판점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