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전 세계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전체 매출의 약 97%을 차지하는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에어비앤비 중 기술 관련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거나 이전받은 기업은 에어비앤비로 나타났다.

1일 야놀자리서치의 ‘특허로 살펴본 글로벌 OTA의 기술현황 및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6년부터 2023년까지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에어비앤비가 확보한 특허는 총 4140개였다. 이들은 직접 기술을 개발해 특허로 출원하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해 그들의 특허를 확보해 왔으며, 때로는 다른 기업으로부터 특허 권리를 양도받아 특허를 획득했다.

이 기간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거나 이전받은 기업은 에어비앤비로 그동안 총 2195개의 특허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트립닷컴과 익스피디아가 각각 1367개와 361개의 특허를 출원하거나 확보했고, 부킹홀딩스는 217개의 특허를 획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에어비앤비가 확보한 특허들의 분류코드의 종류를 살펴본 결과, 이들 기업은 점점 다양한 기술에 관심을 갖고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96년부터 2014년까지는 이들이 매년 확보한 특허들과 관련된 분류코드 종류가 100개를 넘지 않았지만, 지난 2015년에 들어서며 200개 이상의 종류가 발견됐다.

야놀자리서치는 “이들 기업이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활용한 특허를 확보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며 “특히 에어비앤비가 IBM으로부터 대량의 특허를 이전받은 지난 2021년엔 총 1562개 분류코드가 발견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OTA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들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는 만큼, 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달 기준,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플랫폼 기업은 6개였으며, 세계적인 투자은행 에버코어가 지난 3월 선정한 ‘향후 우수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이는 11개 기업(일렉트릭 11)도 모두 플랫폼 기업이었다.

야놀자리서치는 “부킹홀딩스와 에어비앤비와 같은 기업이 일렉트릭 11에 선정된 것은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면서도 “이런 성장과 기업들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OTA 업계는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도약과 특허 보유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빅테크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메타 등이 광범위한 이용자 수와 풍부한 자금력을 통해 관광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확장해 기존 OTA 기업들의 트래픽을 뺏어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일례로, 알파벳 자회사인 구글은 항공편, 호텔, 공유숙박에 대한 예약 및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메타서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데,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야놀자리서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광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온 OTA 업계는 이제 거대 플랫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 개발과 특허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라며 “글로벌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려는 국내 OTA 기업들도 이런 전략을 채택한다면 해외 시장에서 독점적인 시장 위치를 확립하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그 위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