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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오롱베니트 “SAP 차세대 ERP 전환, 최다 경험·최고 실력 자신”

권하영 기자
정주영 코오롱베니트 ITS본부장(상무)이 최근 과천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코오롱베니트]
정주영 코오롱베니트 ITS본부장(상무)이 최근 과천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코오롱베니트]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SAP 차세대 ERP 컨버전으로는 코오롱베니트가 가장 많은 경험과 높은 실력을 가졌습니다. 성공적 파트너로서 손색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기업의 디지털전환(DX)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전사적자원관리(ERP)다. ERP란 기업 내 생산·물류·재무·회계·영업 등 모든 경영 프로세스를 통합 연계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기업의 핵심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ERP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세계 최대 ERP 기업인 SAP는 기존 온프레미스(설치형)가 아닌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ERP ‘S/4 HANA’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구 버전에 대한 EOS(End Of Service)도 2027년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처럼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ERP 도입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다. 기업은 기존 것을 허물고 전체를 새로 짓는 ‘신규설치(New Install)’ 방식과 기존 것을 가져가면서 업그레이드를 하는 ‘전환(Conversion)’ 방식 중 선택을 해야 한다.

최근 <디지털데일리>가 과천 본사에서 만난 코오롱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코오롱베니트는 특히 컨버전 방식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정주영 코오롱베니트 ITS본부장(상무)은 “코오롱베니트는 컨버전이라는 기술이 활성화돼 있지 않았던 2017년 무렵부터 컨버전 중심의 전략을 세웠고, 현재 가장 큰 실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신규설치보단 컨버전 방식이 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정 본부장은 “신규설치 방식은 리엔지니어링에 제약이 없는 장점은 있지만 일정이나 비용이 훨씬 많이 들고 기존 데이터도 가져가지 못한다”며 “컨버전 방식은 기존 데이터나 프로세스를 사용하면서 안정화 기간도 짧아 EOS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베니트는 이미 2017년 코오롱그룹을 대상으로 S/4 HANA 컨버전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이 있다. 13개 계열사에 대해 기존 ECC 6.0을 S/4 HANA로 동시에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국내 대기업 그룹사로는 최초 사례였다. 그 결과, 코오롱그룹은 30% 비용절감 효과와 10배 빨라진 성능 프로세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30여개 코오롱 계열사를 대상으로 S/4 HANA 시스템을 ‘프라이빗 클라우드 에디션(PCE)’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완수했다. 서버·스토리지·데이터베이스(DB) 등을 포함한 전체 인프라가 그대로 클라우드 환경으로 복제되는 일인 만큼, 소프트웨어 변경을 최소화하는 ‘리프트앤시프트(Lift & Shift)’ 방식으로 수행했다.

정 본부장은 “고객사 비즈니스의 복잡도가 크거나 일부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다면,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방대한 기능을 이용해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각국마다 법률이나 기타 세법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패키지를 수정해서 맞춰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점에선 프라이빗 클라우드 제품이 훨씬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코오롱베니트는 대규모 그룹사 레퍼런스를 토대로 대외사업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등 15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문제 없이 완료했다. 15%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시스템 속도도 크게 개선됐다. 모 통신사 고객의 경우 S/4 HANA PCE 전환 결과, 결산 등 작업 속도가 10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된 사례도 있었다.

정 본부장은 “최근 대형 조선사와 화학사 등에서 1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도 있었고 일정이나 만족도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코오롱베니트는 S/4 HANA 컨버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들을 이해하고, 방법론적으로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 파트너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실제 코오롱베니트는 자체 개발한 SAP ERP 연계 솔루션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알플래나’는 여러 차수의 손익을 실시간 추정·비교하면서 경영계획을 쉽고 빠르게 시뮬레이션하는 솔루션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 밖에도 연결회계 솔루션 ‘베니트시그마’,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알코코아나’, 인사관리 솔루션 ‘HR웍스’ 등 다양하다.

코오롱베니트는 점점 확대되고 있는 차세대 ERP 컨버전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SAP 기존 제품 EOS를 앞두고 올해부터 컨버전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보다 가시적인 프로젝트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내부 인력 교육 및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버전 사업의 선각자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코오롱베니트만의 방법론도 필요하다. 정 본부장은 “클라우드 기반 ERP 컨버전을 할 때 예전 데이터를 다 가져가려고 하면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데이터는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그러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과 조인한다든지 기술을 전수받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에 대해서도 대비를 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우리가 AI를 가지고 당장에 사업성을 만들긴 쉽지 않겠지만, 일종의 ‘AI 애그리게이터(Aggregator)’로서 고객사들이 AI를 도입할 때 인프라 구성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특정 플랫폼을 만들어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토대로 중장기적으로는 SAP 사업만으로 매출 400억원 이상의 주요 컨설팅 업체 레벨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정 본부장은 “코오롱베니트의 SAP 사업 매출은 초기 50억~60억원 수준에서 올해 250억원 정도가 예상된다”며 “작년에는 대형 사업 수주로 300억원까지도 달성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본다”고 내다봤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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