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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Q 실적 둔화' 에코프로비엠, 허리띠 졸라맨다…원가절감 계획 시동

고성현 기자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 [ⓒ 에코프로]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 [ⓒ 에코프로]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용 배터리 고객사의 가동률 저하로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다만 하반기 전기차 시황 반등이 예상되고 있어, 이에 맞춘 원가 절감·추가 고객사 확보 계획 등을 추진해 성장 동력을 다시금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에코프로비엠은 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705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전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 급감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전방 시장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친 가운데, 리튬가격 하락에 따른 양극재 판매 단가 감소가 외형 위축에 영향을 줬다. 또 리튬 등 원재료값 급락에 따른 부정적 원재료 시차(래깅)효과, 생산·판매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수익성도 줄어들었다. 다만 재고자산평가충당금 456억원이 환입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2분기에도 악화된 경영 환경이 지속되면서 단기간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원료 가격 하락세가 2분기 양극재 판매 단가로 적용되면서 부정적 래깅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양극재 판매 가격 측면에서는 달러 기준 판가가 20% 수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회사는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최근 리튬 가격의 상승 분이 하반기 양극재 판매 단가에 반영되고, 전기차 시장이 신규 차량 출시 등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에코프로비엠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따른 실적 방어, 하반기 반등 대비를 위한 방안으로 원가절감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가공비, 원재료비, 투자비·생산성 등 3개 분야에서 향후 2년 동안 원가 30%를 절감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원가절감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지난 3월 구성하고,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을 TF장으로 낙점하기도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원가절감 등을 위해 수산화리튬 등 재고자산을 감축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공급망관리 계획인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강화한 버전 2를 준비할 계획이다. 또 영업 전략을 재수립해 삼성SDI·SK온 등 셀 메이커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OEM으로의 마케팅도 강화해 나간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회사는 시장 상황에 맞춰 연간 생산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부 양극재 공장 가동률이 사업 계획보다 낮아졌다"며 "낮아진 가동률로 2분기 고정비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생산 및 판매 활동 조정으로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분기 말을 기점으로 가동률이 낮아진 일부 공장 생산량이 확대될 것이다. 하반기 수요 증대 가능성에 대비해 신속히 가동률 증대가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로 책정한 1조5000억원의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한다. 이는 대부분 상반기에 계획된 헝가리 양극재 생산라인 증설 투자 재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헝가리 양극재 1공장은 연산 5만4000톤 규모로 현재 계획된 일정에 차질 없이 투자가 진행 중이다. 현재는 2공장에 대한 투자도 동시 검토 중"이라며 "헝가리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국가정책금융기관을 통해 ECA 차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국내 CAPEX 자금은 1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한 4300억원 규모 현금성 자산과 하반기에 개선될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 속도 지연에 맞춰 전체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시장 변화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 속도 조절과 관련 검토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현재까지 계획된 투자 규모나 시기에 대한 특별한 조정을 하지 않은 상태고, 전방 파트너와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의 이전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최근 이전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고 함께 구체적인 일정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자회사인 에코프로글로벌과 합병을 마무리하고, 그 이후 이전 상장을 추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양사간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30일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코프로글로벌과의) 합병은 양사 간 발생 비용을 감소시키고 국내외 투자에 대한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기 위함"이라며 "합병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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