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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빨간불 '에코프로'…송호준 '3대 전략'으로 돌파[소부장박대리]

배태용 기자
에코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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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광물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에코프로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올해도 이러한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장 송호준 대표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에코프로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2602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2981억원을 기록, 전년(6132억원) 대비 51.4% 하락했다.

에코프로의 수익성 악화는 광물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주요 고객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SDI, SK온 등과 같은 기업들인데, 지난해 중순부터 광물 가격 하락이 격화하면서 이들 기업에 제값을 받고 양극재를 공급하지 못하게 됐다.

배터리셀 업체와 양극재 기업 간에는 통상적으로 광물 가격이 변화하면 그에 따라 양극재·배터리 가격(판가)도 변화하는 '메탈 연동 계약'으로 계약을 맺는데, 앞서 니켈을 비싼 가격에 사둔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판가 연동 계약 영향으로 비싼 가격에 산 광물로 만든 양극재를 싸게 판매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광물은 니켈이다. 통상적으로 니켈은 NCM 양극재의 60~70%를, 하이니켈(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밀도를 높인 제품)에선 80% 이상의 비율을 차지, 양극재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LME 니켈 가격은 톤당 1만 6603달러 마감하며 2023년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1월에는 더욱 급락해 1만6007달러를 기록, 2021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하락은 인도네시아 및 중국과 같은 주요 니켈 생산국에서의 공급 과잉, 니켈 시장의 약세, 재고량 증가에 기인한다.

문제는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우드 맥켄지 (Wood Mackenzie)에 따르면, 정련 니켈의 생산량은 2022년 대비 2025년까지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3780천톤, 내년 4111천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나 전기차 둔화 등으로 소비량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으로 공급 과잉이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항공촬영 사진. 왼쪽 공터가 현재 조성 중인 4캠퍼스. [ⓒ에코프로]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항공촬영 사진. 왼쪽 공터가 현재 조성 중인 4캠퍼스. [ⓒ에코프로]

이대로라면 올해도 에코프로의 실적 악화가 유력한 만큼, 송호준 대표는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핵심 광물 자급도 확대를 비롯해 생산 효율성 강화, 조직 문화 혁신 제고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짰다.

먼저 광물 자급도를 위해선 약 1100만 달러(약 148억원)를 투자해 중국 GEM이 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니켈 제련소 '그린 에코 니켈' 지분 9%를 취득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있는 그린 에코 니켈은 연간 약 2만 톤(t)의 니켈을 생산하는 제련소다.

이번 계약으로 에코프로는 투자 지분에 상응하는 니켈을 추가 확보하게 됐다. 이에 앞서도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 내 니켈 제련소 'QMB' 1, 2기 지분 투자를 단행, 니켈 공급망을 확대한 바 있다. QMB는 연간 총 5만 톤의 니켈을 생산한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자사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고도화 시킨다. 이는 환경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친환경 기술력을 접목해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원가를 대폭 절감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친환경적 양극 소재 생산 시스템이다. 올해 두 번째 버전을 검증을 완료 후 사업군에 적용할 예정이다.

끝으로 조직 문화 혁신을 추진한다.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밑바탕은 기업문화에 달려있다는 발상이다. 최근엔 '원가 절감 30%'를 주요 핵심성과지표(KPI)로 세우고 원가 혁신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에코프로는 이곳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방안을 도출해 낼 경우, 임직원들에게 절감액의 상당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침도 검토하고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올해도 광물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양한 방안 등을 검토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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