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에도 中 CATL⋅BYD 점유율 확대…K-배터리 하락세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올 1분기, 미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중국 배터리기업 CATL과 BYD의 글로벌 점유율은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158.8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22.0% 성장했다.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1.9%(60.1GWh)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 ZEEKR와 Ideal 등 주요 브랜드 차량 외에도 테슬라 Model 3/Y, BMW iX, Mercedes EQ 시리즈, 폭스바겐 ID 시리즈 등과 같은 전세계 주요 OEM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공급사 중 유일하게 3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BYD는 춘절의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했던 지난달과 달리 3월에는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11.9%(22.7GWh) 성장률로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최근 태국을 중심으로 현지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어 중국 외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SNE리서치는 "미국의 강력한 규제에도 CATL과 BYD는 1분기 실적에서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였다"라며 "두 업체의 공통점은 공급망 수직 계열화에 기반한 가격경쟁력으로 이는 일시적 수요 정체기인 현 상황에 더욱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p 하락한 23.5%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7.8% (21.7GWh) 성장하며 3위를 기록,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36.3% (8.4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SK온은 -8.3% (7.3GWh)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역성장을 나타냈다.
국내 3사의 전기차 판매량 따른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는 BMW i4/5/X, 아우디 Q8 e-Tron과 PHEV가 유럽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BEV, PHEV 두 타입의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 삼성SDI는 고부가 배터리 P5의 급성장으로 이번 1분기 실적에서 3사 중 유일하게 안정적인 흑자를 나타냈다.
SK온은 전년 동기보다 8.2% 낮은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했다. 북미에서의 포드 F-150가 판매 호조를 보였으나 그 외 지역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의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Y, 포드 Mustang Mach-E, 현대 아이오닉6 등 유럽과 북미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는 차량들의 판매량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이번 1분기 실적에서는 AMPC(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적자를 보였으며 향후 투자의 우선순위를 따져 설비투자의 집행 규모를 낮추겠다 밝혔다.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파나소닉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9.3GWh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12.6% 역성장했다.
SNE리서치는 "전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BEV 선호도는 낮아지고 PHEV와 HEV가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 비싼 전기차 가격, 충전인프라 부족이 공통된 원인으로 분석되며, BEV 대비 용량이 적은 PHEV와 HEV가 늘어난 점과 메탈가 하락은 배터리 업계에도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유럽과 미국지역에서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도 낮아진 상황이다"라며 "하반기부터는 상대적으로 중국과의 경쟁이 적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신차가 출시되고, 고성장세가 예상되는 미국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 JV가 예정되어 있어 점차 불안요소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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