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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정신아 대표 “카카오 AI 관련 서비스 출시, 시장 기대보다 늦긴 했지만…”

왕진화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카카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의 전반적인 향후 방향성에 대해 ‘관계의 연결’이라는 본질을 꺼내들었다. 카카오는 충성고객들이 더욱 강하고 다양한 관계로 연결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데 나설 방침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9일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이 플랫폼으로서 가진 자산 요소와 메시지로서의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방향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카카오의 국내 5000만 사용자들의 이용 패턴과 활동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로가 더 강하고 다양한 관계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 유저 방문 빈도를 증가시키는 한 축과 연결된 사용자들끼리 만나게 되는 채팅방 형태와 주고받는 요소를 확대해 유저 스티키니스(Stickiness, 충성고객)를 강화하는 축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의 본질은 관계의 연결에 있다. 가족, 친구, 동료부터 관심사 기반의 비즈인까지 다양한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연결된 관객끼리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시작으로 이모티콘, 선물, 송금 등 다양한 요소를 주고받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다만 팬데믹 이후 성장 속도가 조금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카카오톡의 1분기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분기 대비 24만 명 늘어난 4870만명으로 지속 증가하면서 사업의 기반 역할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정신아 대표는 “친구 관계가 더 확장돼 카카오톡을 더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소셜 그래프 개선과 멀티 프로필, 멀티 개정 등을 순차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목적에 맞는 새로운 타입의 채팅방들을 신규 발굴해 사용자들이 더 편리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오브젝트의 종류도 메시지 선물, 송금을 넘어 신규 아이템으로 확대하여 카카오톡 본질에 집중한 성장성 강화를 지속하고자 한다”며 “해외 온라인 커머스 기업들의 국내 공세 속에서도 카카오만이 가능한 선물하기라는 관계와 맥락 중심의 서비스를 통해 카카오만의 운동장에서 수익성이 강화되는 사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신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카카오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일부 밝혔다. 정 대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부터 오픈AI의 챗GPT가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2023년 상반기까지 테크 기업들의 시장에 대한 평가는 대규모 언어 모델, 즉 LLM에 대한 노출이 있느냐 여부에 따라 나뉘었다.

반면 2023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LLM의 개발과 유지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 논의의 주제가 되기 시작했고, 시장의 관심은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보다 이를 활용해서 성공적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 지로 이동했다.

정 대표는 “이제 기업들은 AI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술 역량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하면서도 투자 금액을 각 기업의 재무적 여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를 떠안고 있으며, 카카오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AI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더 높은 주주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의 현금 흐름을 미래에 재투자하는 것이지만, 이 투자가 현재의 재무 건전성을 해치거나 수익성을 과도하게 희석하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자본시장의 요구인 것으로 카카오는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CI. ⓒ카카오
카카오 CI. ⓒ카카오

정 대표는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확립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 역시 아직 확실하게 해결하지 못한 숙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의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의 기대에 비해 카카오가 다소 늦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정 대표는 “전반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AI 모델에 집중하던 카카오브레인과 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 사이의 장벽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지난 2일 이사회의 승인으로 카카오브레인의 AI 사업 부문들에 대한 영업 양수가 결정됐다”며 “AI 연구개발 조직과 이를 사업화할 서비스 조직 간의 속도감 있고 밀접한 협업을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AI 관련 서비스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영업 양수를 통해, 카카오는 경량화된 모델인 sLLM에서 LLM까지 생성형 AI 모델을 확보하게 됐다. 실제 카카오 서비스의 니즈가 있는 방향으로 언어 모델의 연구 개발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공개했던 카카오톡에 안 읽은 대화 요약하기에서도 이미 카카오브레인에 sLLM이 적용돼 있었고, 해당 서비스를 통해 실제 사용자의 눈높이와 반응을 검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또한, 시장의 눈높이에 맞게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위해 서비스에 따라서는 외부 모델의 적용도 유연하게 검토하면서 AI 서비스의 효율성 강화에 나선다. 현재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가장 대중적인 방식이 텍스트 기반의 채팅 형태이고, 카카오톡이 이 부분에서 독보적인 사용자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언어 모델이 채팅 형태의 서비스로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것에 큰 강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대표는 “채팅 맥락에 적합한 AI 기반 콘텐츠 구독이나 상담 형태의 서비스들을 준비 중”이라며 “이와 함께 보다 다양한 형태의 AI 서비스를 쉽게 발견하고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는 AI 플레이그라운드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서비스가 가진 불안정성의 특징이 있는 반면 카카오톡은 5000만 사용자에게 바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일부 민감한 AI 서비스들은 AI 플레이그라운드 상에서 우선 테스트하면서 이 결과를 바탕으로 빠르게 카카오톡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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