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용료 논의 확산 조짐…법원 "메타, 도이치텔레콤에 310억원 내라" 판결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유럽 최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를 상대로 한 망사용료 소송에서 승소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쾰른 법원은 15일(현지시각) 도이치텔레콤이 메타를 상대로 제기한 망사용료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내렸다.
도이치텔레콤은 2021년 7월 메타가 망사용료 지불을 거부하자, 1200만 유로(한화로 약 18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메타는 도이치텔레콤에 망사용료를 30% 삭감해 달라고 제안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급 자체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메타가 분쟁기간 도이치텔레콤의 망을 사용한 행위에 대해 기존 계약을 묵시적 수용한 것으로 간주하고, 도이치텔레콤의 대가 청구권을 인정했다. 또 재판 기간을 감안해 총 2100만유로(한화 약 310억원)를 도이치텔레콤에게 지불하도록 판결했다.
재판부는 “메타가 (도이치텔레콤과의) 계약 해지를 선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망을 이용한 점은 모순된 행동이라 판단했다”고 발혔다.
이에 메타는 도이치텔레콤의 지배력 남용을 주장하며 반소를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업계에선 이번 판결이 망 제공에 대한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의 지급 청구권을 재확인한 사례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봤다. 이번 판결을 통해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을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망사용료 지급방식과 관련해 정책적 논의가 새롭게 이뤄져야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DNA(디지털네트워크법·Digital Network Act)’ 관련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망사용료 분담과 관련 국내 사례에 이어 유사한 취지로 내려진 해외 판례”라며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대한 인터넷망 제공 관련 ISP의 대가 청구권을 법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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