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중국산 잠식한 로봇청소기 시장...국내 가전이 아성 깨뜨리려면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세계적으로 TV용 OEL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뿐입니다. 사실상 OLED TV 시장은 한국이 이끌고 있는 셈입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가 국내 가전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 언급했던 말이다. TV 시장의 경우 1세대 격인 브라운관 TV는 미국이 시작했고, 2세대 LCD TV는 일본이 시초. 그 다음 세대인 OLED TV 시장은 국내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LG전자가 전세계 최초로 OLED TV양산에 성공했고, LG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OLED 패널을 생산했기에 TV용 OLED 종주국으로 자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TV출하량은 역성장한 가운데, 고사양 프리미엄 및 대형 TV 수요는 늘어났다.
그중 LG전자는 전세계 OLED TV 시장에서 49%의 점유율로 확고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출하량·매출 기준 1위를 기록했다. 비록 한국이 TV를 처음 제조한 국가는 아니나, 뛰어난 기술력으로 현재 전세계 TV와 OLED TV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토록 기술력으로 무장한 국내 가전 기업들이지만, 최근 대세로 떠오른 로봇청소기 시장으로 시선을 옮기면 상황은 크게 다르다. 중국 기업들이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54억달러(한화 약 7조33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4272억원으로, 전년 3416억원 대비 25% 성장했다. 그중 로보락은 지난해 국내에서 20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0% 성장했다. 점유율로는 35.5%에 달한다. 특히 150만원 이상의 하이엔드급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의 점유율은 80.5%에 달한다. 결코 가격이 아닌 품질과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의미다.
반면 국내 가전 기업들은 이제 막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했고, 신일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도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LG전자는 한 번 낼 때 제대로 된 제품을 내겠다는 분위기다. 앞서 4월에 출시하기로 했으나, 올해 상반기로 출시 시점이 미뤄진 바 있다. 철저히 준비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로봇청소기 시장은 한국 가전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 대비 후발주자다. 중국을 따라잡아야 하는 형국이다. 다만, 선발이 아닌 자의 장점은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다. 또한 순위에 연연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마음껏 할 수 있다. 이에 다소 속도는 느리더라도, 좋은 제품과 기술력을 탑재한 국산 로봇청소기 제품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단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동시에, 충성고객을 견인할만한 제품이 많아져야 차츰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특히 국산 브랜드의 장점인 철저한 AS 처리 등이 뒤따른다면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소구 지점이 될 수 있다. 국내 가전은 이미 TV 시장 등 여러 분야에서 후발에서 선두로 진입한 경험들이 있다. 기술 저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의 로봇청소기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차츰 확대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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