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PB특공대] ⑤ 침체된 홈쇼핑 업계, ‘탈TV’ 외에도 힘주는 전략 있다고?

왕진화 기자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소비가 둔화됐지만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는 날마다 우상향하고 있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한 뒤 자체 브랜드를 붙여 마케팅·유통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가를 기존 기성품보다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 매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년간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늘었다. 전체 소비재 시장이 같은 기간 1.9%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약 6배 높은 수준이다. 각 PB 탄생 배경과 성장 과정, 향후 전략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해 전반적으로 매출이 주춤했던 홈쇼핑업계가 올 1분기 반전 실적으로 바닥을 극복했다. 라이브방송(라방)과 숏폼을 앞세운 모바일 강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실적 개선엔 PB 역할도 주효했다. 예컨대 롯데홈쇼핑에선 단독 브랜드인 LBL(Life Better Life) 주문건수가 실크 캐시미어, 프렌치 린넨 등 차별화 소재를 앞세우며 20% 이상 늘었고, 현대홈쇼핑 역시 PB 패션 상품군 매출이 두드러졌다. 여름 휴가 시즌을 대비한 PB 상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단독 브랜드 상품 확보로 시청자 시선을 붙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 채널 사이에서 고객 확보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홈쇼핑 업계는 차별화 상품 확보 및 큐레이션 역량 강화를 통해 오직 홈쇼핑만이 띨 수 있는 색깔을 갖추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독 브랜드 및 프로그램(PGM)을 통한 주력 상품의 품질 강화를 내세우는 식이다.

우선 TV홈쇼핑은 현재 여름 휴가에 맞춰 다양한 린넨 소재 활용 패션 아이템과 역시즌 상품 등으로 소비자를 불러모으고 있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라씨엔토 ▲컨템포러리 패션 토탈 브랜드 밀라노스토리 ▲라이프스타일 주방 가전 브랜드 알레보 등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PB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20년 콘텐츠개발부문(현 상품개발부문)을 신설해 패션을 중심으로 리빙·식품 등 프리미엄 단독 상품 개발을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BL ▲라우렐 ▲조르쥬 레쉬 ▲다니엘에스떼 ▲데렉 램 등 단독 패션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 최근엔 신규 PB ‘바이브리짓’과 ‘뎁 플러스(LB)’를 론칭하기도 했다.

아울러 마진이 가장 높은 패션 상품 고급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다가오는 6월은 홈쇼핑 업계에서 특히 비수기로 통한다. 대부분의 TV홈쇼핑 업체들은 야외 활동 수요에 맞춰 PB 여름 패션 ‘신상’을 선보이거나 역시즌 상품을 선보이며 2분기 비수기를 극복할 방침이다.

이러한 일환으로, 최근 롯데홈쇼핑은 브랜드 LBL의 가상 매장을 증강현실(AR) 기술로 구현해 쇼핑 몰입감을 배로 높이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4차례 선보인 LBL 방송 주문 건수는 4월 패션 방송 평균 주문 건수의 2배를 기록했다.

[ⓒNS홈쇼핑]
[ⓒNS홈쇼핑]

식품 전문 홈쇼핑으로도 꼽히는 NS홈쇼핑의 건강기능식품 PB도 주목할 만하다. 바로 ‘엔웰스’다. 홈쇼핑 업계에서 유일하게 식품안전연구소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고품질을 위해 노력했다. 이곳은 앞서 지난 1월, ‘와사비잎 추출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개별인정’을 획득한 바 있다.

이를 활용해 최근 건강기능식품 PB 엔웰스 ‘팻버닝 와사비 다이어트W’를 내놓았다. 섭취하는 지방은 몸 밖으로 빼주고, 축적된 지방은 UCP2(열생성) 단백질의 활성화를 통해 태우는 것을 돕는 ‘버닝 다이어트’ 상품이다. NS홈쇼핑에 따르면 와사비의 잎에만 존재하는 핵심 성분인 ‘이소비텍신’은 특수 공정을 통해서만 함유량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식약처의 다이어트 기능성을 인정받은 와사비잎추출물(NCWL01)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NS홈쇼핑은 2020년 가정간편식 브랜드 ‘엔쿡’을 론칭하는 등 PB에 식품 판매 경쟁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T커머스 역시 PB 상품을 통한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알파 쇼핑이 2022년 10월 론칭한 PB 르투아(LE TROIS)는 누적 주문액 772억원, 누적 주문수량 78만건을 돌파했다. 특히 앞서 지난 3월 출시한 2024년 봄·여름(SS)시즌 라인업 경우 목표 대비 127%의 달성률을 기록하며 주문액 3억원을 돌파했고, 주문수량 4000세트 이상을 기록했다.

[ⓒKT알파]
[ⓒKT알파]

이곳은 특화 PGM을 활성화해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테면 뷰티, 패션 등 하나의 카테고리에 특화된 방송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TV를 통해 상시 볼 수 있는 고정형 기획 매장으로 선보이는 식이다. 트렌디한 신상품과 인기 상품을 차별화된 혜택으로 선보인다.

앞서 지난 4월, 스타 쇼호스트 이수정을 전격 영입, 업계 내 단독 PGM으로 ‘수정샵(#)’을 선보이며 고객의 삶을 한단계 반올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퀸잇 패션PB ‘플리츠31’ 판매 방송에서는 홈쇼핑 방송 중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신진영 쇼호스트를 내세운 ‘신진영의 S shop#(S샵)’ 경우 대표 뷰티 PGM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 외에도 스타셰프 등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셀럽을 활용해 푸드·리빙 카테고리에서도 대표 PGM을 발굴할 예정이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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