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PB특공대] ④ 이커머스 PB도 각양각색…곰곰·코멧부터 아이팝까지

왕진화 기자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소비가 둔화됐지만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는 날마다 우상향하고 있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한 뒤 자체 브랜드를 붙여 마케팅·유통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가를 기존 기성품보다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 매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년간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늘었다. 전체 소비재 시장이 같은 기간 1.9%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약 6배 높은 수준이다. 각 PB 탄생 배경과 성장 과정, 향후 전략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쿠팡]
[ⓒ쿠팡]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PB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사업이다. PB를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대중 인식을 높인 곳은 가장 먼저 쿠팡을 들 수 있다. 생활용품 브랜드 ‘탐사’가 첫 자체 브랜드이며, 카테고리별로 ▲식품 ‘곰곰‘ ▲생활용품 ‘코멧’ ▲화장품 ‘비타할로’ ▲가전 ‘홈플래닛’ 등 여러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대체로 중소 제조사에서 만들어 바로 쿠팡에서 판매된다. 유통마진이 없어 비교적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기준, 쿠팡 PB 상품을 제조·납품하는 중소 제조사들의 숫자는 사상 처음으로 550곳을 돌파하며 이들의 매출 및 고용 인원도 큰 폭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말 160여 곳과 비교해서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전년도와 비교할 때에도 20% 증가했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 속에서도 중소 제조사들이 쿠팡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며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력 중소 제조사들의 고용 인원은 올해 1월 말 기준 2만3000명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3월 2만명에서 10개월 만에 약 3000명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대비 올 1월 국내 취업자 수는 오히려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고용·저성장 악순환 속에 쿠팡과 손을 잡은 중소 제조사들의 고용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550곳에 달하는 중소 제조사들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입점한 부산 ‘등푸른식품’은 고속성장을 이어가며 2022년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쿠팡 PB 상품 납품 증대로 인한 매출·이익 성장으로 파산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등푸른식품이 만드는 곰곰 ‘순살 고등어’와 ‘흰다리 새우살’은 신선한 맛과 품질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등푸른식품 매출은 쿠팡 입점 첫해인 2019년 3억원에서 지난해 86억원으로 29배 폭발 성장했다.​ 즉석식품업체 초원식품이 만드는 곰곰 갈비탕과 부대찌개 등 제품 10종 역시 호응이 높다. 해당 카테고리 판매량 상위권에 오른 베스트셀러로, 이곳의 매출은 최근 4년 동안 11억원에서 67억원으로 수직상승 했다.

99 소시지. [ⓒ컬리]
99 소시지. [ⓒ컬리]

신선식품 업체 컬리도 먹거리를 앞세운 PB를 다양하게 전개 중이다. 현재 식품 PB ‘KF365(컬리프레시365)’와 프리미엄 PB ‘컬리스(Kurly’s)’, 가성비 PB ‘99시리즈’ 등을 판매 중이다. 특히 99시리즈는 판매가 9900원에 맛과 양을 모두 잡은 컬리 대표 PB다. 당시 컬리는 고객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자, 지난 2022년 11월 ‘두 마리 99치킨’을 시작으로 선보이게 됐다. 99치킨은 저렴한 가격에 국내산 닭 2마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50일 연속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진됐다.

‘99 크리스피 핫도그’와 ‘99 순살 닭강정’ 역시 인기를 끌었다. 99핫도그는 핫도그 10개를 9900원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국산 찹쌀가루와 모짜렐라 스트링치즈, 국내산 돼지고기 소시지를 담았다. 99닭강정은 국내산 닭고기 안심에 바삭한 식감을 위해 튀기고 식히는 과정을 3번 반복했다. 최근에는 ‘99소시지’가 출시되면서 99시리즈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비식품 PB ‘KS365(컬리세이프365)’도 있다. 컬리가 패션·잡화 상품을 취급한 것 역시 지난 2022년부터다. 컬리세이프를 통해 티셔츠나 양말 스타킹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컬리는 화장품·패션 의류·잡화까지 다루는 올인원 플랫폼을 구축해 또 한 번의 매출 성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티몬은 지난해 12월, 자체 식품 전문 브랜드 ‘베리밸류(Verry Value)’를 론칭했다. 티몬은 고객의 쇼핑 경향에 맞춰 가격, 품질 모든 면에서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갓성비’ 기획 상품들을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큐텐그룹도 지난해 7월 공통 PB 브랜드인 ‘아이팝’(I*POP)을 론칭했다. 인터파크쇼핑이 아이팝 생산 및 서비스 등 전반을 담당한다. ‘아이팝 먹는 샘물’을 시작으로 캡슐커피, 키친타올, 미용티슈 등 총 14종의 상품을 선보였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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