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차장보고서] AMD, 삼성 파운드리 3나노 칩 도입 시사…초미세 공정 직접 챙기는 이재용

배태용 기자

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리사 수 AMD CEO는 6일(현지시간) 자체 행사인 ‘어드밴싱 AI(Advancing AI)’ 행사에서 기조 연설에 나섰다
리사 수 AMD CEO는 6일(현지시간) 자체 행사인 ‘어드밴싱 AI(Advancing AI)’ 행사에서 기조 연설에 나섰다


AMD, 삼성 파운드리와 3나노 칩 도입 시사…협력 확대 가능성 '꿈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글로벌 팹리스 기업인 AMD의 3나노미터(㎚) 반도체 칩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AMD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공정 도입을 시사하면서다.

28일 외신, 업계 등에 따르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아이멕 테크놀로지 컨퍼런스(ITF 2024)'에서 연설을 통해 3나노 GAA 공정을 통한 차세대 칩 양산 계획을 밝혔다.

GAA는 채널과 게이트가 3면이 닿던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에서 4면이 닿도록 변경한 차세대 구조다. 채널과 게이트가 닿는 면이 늘면 집적회로 미세화에 따른 누설전류가 줄어들고 전력 효율이 높아진다.

현재 GAA 기반 공정을 도입한 기업은 전세계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유일하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2나노부터 이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가 AMD의 차세대 칩을 수주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용 칩이 막대한 전력 소모를 유발하는 만큼,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GAA 기반 3나노 공정을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자이스 본사에서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자이스 본사에서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초미세 공정 직접 챙긴다…물러설 곳 없는 '삼성 파운드리'

TSMC가 3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공정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면서 첨단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은 직접 초미세 장비 기업들과 만나 협력을 다지는 모습이다. 장비 반입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2나노 공정에서는 역전을 노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3나노에서 TSMC에 밀려 다소 아쉬운 성과를 거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은 2나노는 직접 챙기는 모습이다.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과 협력을 위한 출장길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첨단 파운드리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기술력 있는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 기업들의 장비를 잘 수급해 와야 파운드리 수율 개선은 물론 생산량 등도 늘릴 수 있다.

먼저 지난해 12월 페터르 베닝크 전 ASML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ASML이 출하할 '하이 NA EUV' 장비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2나노 공정의 핵심 장비다. 현재 인텔이 6대, 삼성전자와 TSMC가 2025년 각 5대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당 4000억원 넘는 가격에도 주문이 밀려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어 지난달엔 독일 오버코헨에 있는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이 회장은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하고, 자이스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CSS. [ⓒArm]
CSS. [ⓒArm]

Arm, AI 솔루션 'CSS' 출시…3나노 CPU⋅GPU 성능 극대화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이 주요 반도체 설계 고객사들에 제공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솔루션 'CSS'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사용된 토탈 컴퓨팅 솔루션(TSC2023) 플랫폼의 후속 제품으로, AI 시장에 따라 브랜드를 변경, 전략을 재조정한 것이다.

CSS는 최신 스마트폰부터 PC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기 전반에서 AI 지원을 강화한다. 3나노미터(㎚) 미세공정 활용에 최적화, 기존 모델과 비교해 CPU와 GPU 성능을 더욱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CSS는 고성능 Cortex X925, 균형 잡힌 Cortex A725, 전력 효율이 높고 새로워진 Cortex A520 등 2024년용으로 설계된 최신 Armv9.2 코어를 활용한다. 이러한 코어는 모바일 크기의 패키지에서 뛰어난 그래픽 성능과 효율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Arm의 새로운 임모탈리스 G925 GPU로 보완된다.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모바일과 노트북 등 다양한 시장에 맞는 강력한 확장성이다. 다양한 디바이스 폼 팩터와 성능 요구 사항에 맞게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사양 게임, 전문 콘텐츠 제작, 일상적인 생산성 작업 등 다양한 사용 사례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CSS를 맞춤 설정할 수 있다.

CSS는 IP 설계 및 아키텍처 개선에 있어 큰 진전을 이루었으며, 성능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새로운 Cortex-X925(빅), Cortex-A725(미들), 새로워진 Cortex-A520(리틀) 코어를 포함한 2세대 Armv9.2 Cortex CPU 클러스터를 도입해 최고의 모바일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임의철 SK하이닉스 솔루션AT 펠로우가 컴퓨팅과 메모리를 결합한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의철 SK하이닉스 솔루션AT 펠로우가 컴퓨팅과 메모리를 결합한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하이닉스 "GPU, AI 추론서 활용도 낮아…PIM이 대안"

SK하이닉스가 지능형 메모리(Processing-in-Memory, PIM)를 통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AI 영역 내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 제품을 내놓고 활용 분야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특히 GPGPU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추론(Inference)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출사표도 내놨다. 이를 위해 PIM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온디바이스AI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AI 데이터센터까지 확대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확장할 계획이다.

임의철 SK하이닉스 솔루션AT 펠로우(Fellow)는 30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AI-PIM 반도체 워크숍'에서 연사로 나서 "초거대언어모델(LLM) 크기가 커지면서 컴퓨팅 파워가 막대하게 높아지면서 소형언어모델(SLM)을 비롯한 대안이 나오고 있다"며 "결국 AI 데이터센터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값비싼 운영 비용을 줄이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펠로우는 "AI 챗봇 서비스는 질문을 입력하고 이를 토큰 단위로 이해하는 프롬프트 단계와 답변을 생성하는 응답(Response) 단계로 나뉜다"며 "프롬프트 단계에서는 병렬 처리가 유리한 GPU, 컴퓨팅 바운드지만 응답 단계에서는 메모리의 성능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PIM 상용화를 위해서는 관련 생태계 구축이 급선무라고 언급했다. 임 펠로우는 "PIM을 적용하려면 GPU·NPU 시스템 안에 PIM과 관련된 로직(Logic)을 탑재해야만 한다. GPU 업계가 AI 시장의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만큼 이러한 방안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삼성호암상 공동취재기자단]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삼성호암상 공동취재기자단]

'삼성 반도체 어려운데 파업리스크까지'…전영현 리더십 '시험대'

메모리, 파운드리 부문 경쟁이 고조되며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DS 중심의 전면 파업까지 예고되며 '삼성전자 위기론'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당장 7일 앞으로 다가온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장 라인 가동에도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조 리스크'는 더욱 엄중한 사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반도체 사업부의 새 수장 전영현 부회장의 뾰족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사측은 올해 1월부터 올해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사상 첫 파업까지 이르게 됐다. 전삼노는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라고 발표했다. 노조는 총파업까지 단계를 예고하고 내달 7일, 조합원 2만8000명의 단체 연차 사용으로 첫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 당일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24시간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목되는 점은 전삼노 조합원 2만8000여명 중 90% 가량은 DS 직원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이들 인원 중 제조 라인 종사 비율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제조 라인 인원이 한꺼번에 빠지게 될 경우, 라인 가동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 생산 라인이 멈춰 서게 되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는 요소다. 최근 메모리, 파운드리 전 영역에서 경쟁이 심화, 1분기 흑자 전환에도 '위기'라는 인식이 강한 현시점, 파업은 커다란 부담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다행인 것은 오는 7일 파업에선 라인 가동 중단과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업계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생산 라인 상당수가 자동화가 돼 있는 상태이고, 현재 노조에 가입된 제조 담당 임직원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파업 예고일도 징검다리 휴가로 많은 임직원들이 휴가를 쓰는 날이다"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7일 파업은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노조 측이 단계적인 파업을 예고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는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노조 파업 사태 진화는 새로 부임한 전영현 부회장의 리더십 첫 시험대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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