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어려운데 파업리스크까지'…전영현 리더십 '시험대' [인더인싸]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메모리, 파운드리 부문 경쟁이 고조되며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DS 중심의 전면 파업까지 예고되며 '삼성전자 위기론'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당장 7일 앞으로 다가온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장 라인 가동에도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조 리스크'는 더욱 엄중한 사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반도체 사업부의 새 수장 전영현 부회장의 뾰족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무노조 경영'을 공식적으로 폐기한 이후 처음으로 노조 파업에 직면하고 있다.
창사 이후 줄곧 무노조 사업을 전개해 온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임원진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을 와해는 이유로 법정 구속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라고 밝히며 무노조 경영 체제를 끝냈다.
이후 2019년 10월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을 중심으로 세력이 확장됐고, 올해 실적 악화 등 영향으로 성과급을 줄이자, 불만이 커지며 단체 행동으로 이어지게 됐다. 사측과 전삼노는 올해 1월부터 올해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사상 첫 파업까지 이르게 됐다.
전삼노는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의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라고 발표했다. 노조는 총파업까지 단계를 예고하고 내달 7일, 조합원 2만8000명의 단체 연차 사용으로 첫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 당일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24시간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목되는 점은 전삼노 조합원 2만8000여명 중 90% 가량은 DS 직원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이들 인원 중 제조 라인 종사 비율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제조 라인 인원이 한꺼번에 빠지게 될 경우, 라인 가동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 생산 라인이 멈춰 서게 되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는 요소다. 최근 메모리, 파운드리 전 영역에서 경쟁이 심화, 1분기 흑자 전환에도 '위기'라는 인식이 강한 현시점, 파업은 커다란 부담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다행인 것은 오는 7일 파업에선 라인 가동 중단과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업계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생산 라인 상당수가 자동화가 돼 있는 상태이고, 현재 노조에 가입된 제조 담당 임직원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파업 예고일도 징검다리 휴가로 많은 임직원들이 휴가를 쓰는 날이다"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7일 파업은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노조 측이 단계적인 파업을 예고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는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노조 파업 사태 진화는 새로 부임한 전영현 부회장의 리더십 첫 시험대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주 파업이 실질적인 라인 가동에 영향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져 장기화하면 큰 문제로 촉발할 수 있다"라며 "때마침 삼성전자 반도체의 새 리더십이 바뀐 상황이라 이번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지는 리더십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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