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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비중 확대하는 가전 업계…HVAC, 수익원으로 부상 [DD전자]

옥송이 기자

LG전자 칠러 터보 냉동기. [ⓒLG전자]
LG전자 칠러 터보 냉동기. [ⓒLG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가전업계가 B2B(기업간 거래) 비중을 확대한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와 달리 경기나 소비 심리에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인 매출 달성에 유리해서다. 특히 HVAC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HVAC(냉난방공조. 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은 냉난방, 환기, 습도 등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최근에는 AI붐과 맞물려 HVAC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AI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AI 데이터센터가 뿜어내는 열기를 식힐 수 있는 냉각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에 기회가 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E)는 오는 2026년이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22년 대비 30% 증가한 260테라와트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전체 전력 수요의 6%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2400만 가구에 1년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해당 에너지의 대부분은 열로 소실된다. 따라서 냉각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방식도 다양해지면서 데이터 냉각 시장은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현재 데이터센터들은 대부분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을 사용하고 있으나, 파이프에 액체 냉각수를 흘려 열을 흡수하게 하는 열랭식의 장점이 알려지고 있어서다. 비용이 비싸되 공랭식 대비 열 흡수와 전달이 뛰어나 수랭식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AI발 HVAC 수혜주로 떠올랐다. 북미 AI 데이터센터 업체에 냉각 시스템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북미 데이터 센터는 약 5350개로, 1만1800개에 달하는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45%수준이다. 이에 KB증권은 미국 AI 데이터 센터 첫 공급은 LG전자에 무한 성장을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간 B2B의 핵심 축으로 HVAC 사업을 키워온 LG전자는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테면 공랭식·수랭식 HVAC 시스템을 모두 보유했다. LG전자가 B2B 공조 사업의 대표 제품으로 꼽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의 경우 수랭식 설비다.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식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칠러는 해외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칠러의 성장 비결은 뛰어난 성능과 경제적인 유지비용에 있다.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였다. KS인증 기준 냉난방성능계수(COP)는 업계 최상위 수준인 6.5다. COP가 높을수록 소비전력당 냉난방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LG전자 칠러의 성장 비결은 뛰어난 성능과 효율성은 물론 유지비용이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이 제품은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칠러의 한 종류인 LG전자 터보 냉동기의 경우, KS인증 기준 냉난방성능계수(COP, Coefficient Of Performance)가 업계 최고 수준인 6.5로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회사의 3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B2B를 꼽고,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의 경우,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탑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도 본격적인 HVAC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말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인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다. 삼성전자는 자사가 보유한 AI 기술 및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레녹스의 유통망을 결합할 계획이다. 특히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절감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와 공조 제품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하나증권에 따르면 HVAC 시장은 950억달러 수준에 달하며, 미국과 유럽이 37%를 차지한다. 국내 가전 기업들은 해당 해외시장 위주로 HVAC B2B를 확대하는 만큼 향후 수익 창출이 뒤따를 전망이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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