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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 시급한데…LGD 광저우 LCD 매각 늦어지는 이유 [소부장디과장]

배태용 기자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LG디스플레이]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LG디스플레이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 광저우 LCD(액정표시장치) 매각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 회사의 재무 건전성은 크게 개선될 수도, 소폭에 그칠 수도 있어서다. 최근 대형 LCD 업황이 살아나면서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1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업황은 현재 저점을 지나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해 OLED 매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IT 세트 등 중소형 패널 중심으로 OLED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오랜 기간 침체를 겪었던 대형 패널 역시 회복이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 LG디스플레이의 OLED 실적은 하반기엔 개선될 것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주요 북미 주요 고객사 애플이 OLED 패널을 탑재한 아이패드 출시를 예고, 출하량도 900만대 이상으로 잡으며 수혜가 예상돼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북미 납품 일정이 늦어지며 하반기 실적 하락 등으로 이어진 바 있다"라며 "다만 올해는 납품 일정을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고, 태블릿을 필두로 한 OLED 디스플레이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OLED 성장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LCD다. IT용 제품들의 OLED 전환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LCD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LCD 물량 공세에 패널 가격도 떨어진 상황이라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광저우 LCD 공장 매각에 서두르는 중이다.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중국 BOE와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 스카이워스 등과 매각 협상에 돌입했지만, 가격 측면에서의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하며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에서는 대형 LCD 패널을 생산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 LCD 패널 업황이 악화하며 광저우 공장의 예상 매각대금은 다소 낮게 책정됐으나, 최근 업황이 소폭 살아나면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매수 희망자들이 늘어나면서 경쟁 구도 그려지는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의 LCD 공장 가격은 1조원에서 2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상하한가에 최대 1조원 수준의 갭 차이가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회사의 재무 건전성은 크게 개선될 수도, 소폭에 그칠 수도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은 13조원대에 육박, 비율론 145% 수준이다. 순차입금 비율은 통상 20% 이상을 적정수준으로 보는 것을 고려하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은 분명히 나빠진 상태다. 김성현 CFO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순차입금 규모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직접 언급,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광저우 LCD 공장 매각 결과가 중요한 이유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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