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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생성형 AI, 단순 ‘비용 절감’만 도움 줄까? 메기 역할 ‘톡톡’

왕진화 기자
13일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서 열린 ‘2024 콘텐츠산업포럼-게임포럼’에서 ‘생성형 AI 시대, 변곡점을 지나는 자세’를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다.
13일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서 열린 ‘2024 콘텐츠산업포럼-게임포럼’에서 ‘생성형 AI 시대, 변곡점을 지나는 자세’를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인공지능(AI)이 일상에 녹아들면서, 게임 콘텐츠 창작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팀워크를 다지거나 기획적인 부분 및 남다른 창의력을 요구하는 부분까지 쓰임새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생성형 AI는 진부했던 게임 씬에서 메기 역할을 자처하며 새로운 영감을 주는 매개체로 떠오르는 중이다.

신혜련 명지대학교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교수는 13일 문체부·콘진원이 주최한 ‘2024 콘텐츠산업포럼-게임포럼’ 토론 및 질의응답에서 “시장에서 워킹을 잘하고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콘셉트를 뽑으려면 여러 장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뽑게 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그 과정을 비약적·압축적으로 설계할 수 있고, 또 멤버들 간의 컨센서스를 이루는 과정도 순식간에 이뤄지는 등 기술 혁신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게임 콘셉트 디자인 단계는 사실, 게임 제작에서 가장 설득이 어려운 단계다. 내부에서 어떤 게임을 만들지 논의하는 단계이니 만큼, 이미지로 일러스트레이션을 뽑고 다 같이 논의하지 않으면 방향성이 다르게 잡히거나 오해가 가장 일어나기 쉬운 단계일 수밖에 없다. 그 과정 때문에 게임 콘셉트 디자이너, 기획자 뿐만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 작업을 하게 된다.

신 교수는 “이러한 일러스트레이션 기술은 게임 콘셉트 단계에서부터 최종 단계인 마케팅 크리에이티브를 생성할 때도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며 “보이스에서 감정을 추출하는 기술 역시 게임 몰입감을 도와줄 기술로써, 아바타 활용과 함께 좀 더 디벨롭되고 상용화된다면 사용자들이 훨씬 만족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에서 개최된 ‘2024 콘텐츠산업포럼-게임포럼’에선 ‘생성형 AI 시대, 변곡점을 지나는 자세’를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다. 신 교수 뿐만 아니라 각 토론자들이 게임에 다가온 생성형 AI 시대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가 토론회 좌장으로 나섰으며, ▲신혜련 명지대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교수 ▲문대찬 디지털데일리 기자 ▲박성범 넷마블 AI센터 컴퓨터AI비전팀 팀장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게임 기획 수단으로서의 AI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이에 대해 문대찬 디지털데일리 기자는 “업계 취재를 통해 확인한 AI 기술 적용을 통한 기대 효과에는 몇 가지 공통된 요소들이 있었는데, 먼저 하나는 업무의 효율화고 다른 하나는 데이터와 AI를 결합한 개인화 서비스였다”며 “예컨대 미드저니나 스테이블디퓨전 등 AI 창작툴을 활용하면 단순 기획 수준에만 머물렀던 게임이 비로소 개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하나는 ‘전에 없는 게임의 등장 가능성’이었는데, 크래프톤 ‘마법소녀루루핑’을 예시로 들 수 있다”면서 “만화영화를 보면 다들 주문을 외치면서 싸움을 하기 마련이고, 누구나 한번쯤 스스로의 모습을 투영해 본 적이 있을 텐데 이 게임은 ‘상상’을 현실로 옮긴 게임이라고 보며, 음성의 높낮이 등을 파악하는 음성 AI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가 가지고 있는 환각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좋은 질문들을 던지면 거기에 예측하지 못했던 답변들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앞으로는 참신한 시도들을 펼친 게임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고, 기획 노트에만 머물러 있었던 게임들도 훨씬 더 현실화되는 그런 사례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훈 교수는 일각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들도 많이 하고 있으나 거꾸로 AI를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은 어떻게 같이 갈 것이고, 어떻게 최대화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것들을 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유저들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게임, 그리고 경험들이기 때문에 기존 저희 게임 개발 환경에서의 한계를 AI를 통해 새롭게 극복하고, 이것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좀 해볼 수 있는 토론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게임포럼에서는 ‘AI, MISSION I’M POSSIBLE’을 주제로 ▲넷마블 AI센터 박성범 팀장은 넷마블이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는 신작 추리 어드벤처 게임 ‘페이크북’ 개발에 사용된 생성형 AI의 효과적 활용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성범 팀장은 최근 2~3년 사이 생성형 AI 이미지 생성 툴 ‘스테이블 디퓨전’이 이미지 생성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쉽게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텍스트 입력으로 이미지를 수정하는 방법이 게임 개발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이번 콘텐츠산업포럼을 통해 AI 기술혁신이 가져온 K-콘텐츠 창·제작 현장의 도전과 대응을 위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건전한 창작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책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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